7단원 기업과 소비자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이윤극대화 기업은 소비자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들어가기 전에
이번 장에서 다루는 가격 설정 모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단원에서 설명한 방법을 바탕으로 무차별곡선과 실행가능집합을 이용하여 제약하에서의 선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제3장에서 다룬 방법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번 단원을 시작하기 전에 3.1절에서 3.5절 까지 읽어볼 것을 권한다.
7.1 성공적인 브랜드
1919년, 잭 코헨은 런던 이스트엔드(East End)의 길거리 시장 상인이었다. 상인들은 매일 새벽에 모여 신호가 떨어지면 자신이 선호하는 노점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코헨은 자신의 모자를 가장 좋은 위치에 던져 넣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그 자리의 노점을 차지하는 기술을 완벽히 익혔다고 한다. 1929년, 그는 첫 번째 테스코 식료품점을 열었고, 이후 미국형 모델을 도입한 슈퍼마켓을 열면서 이 새로운 운영 방식에 빠르게 적응했다. 1995년에 테스코는 영국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었고,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서 거의 5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 시장점유율
- 상품 시장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제품 판매로 인한 시장의 총수입 또는 시장에서 판매된 제품의 총수량 중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로 측정될 수 있다.
- 이윤, 경제적 이윤
- 기업의 이윤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값이다. 비용에 ‘회계적 이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자본의 기회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때때로 이윤을 ‘경제적 이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이윤폭
- 제품의 가격과 한계생산비용의 차이.
잭 코헨(Jack Cohen)의 모토는 “높게 쌓고 싸게 팔아라”였다. 런던의 거리 상인으로 시작한 그는 1929년에 테스코(Tesco)를 설립했다. 대략 한 세기가 지난 후, 테스코는 영국에서 25%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선도적인 식품 소매업체가 되었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기업이 되었다. 코헨이 언급한 것처럼,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은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취하는 전략 중 하나다. 상품가격이 낮으면 상품 한 개를 팔아서 얻는 이윤은 적지만, 많은 고객이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총이윤은 높아진다.
다른 기업들은 이와 상당히 다른 전략을 채택하기도 한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가격을 낮게 책정하여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보다는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가격 프리미엄을 부과함으로써 이윤을 증가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 애플 아이폰의 단위 당 이윤은 가격의 약 50%인 반면, 테스코의 이윤폭은 약 5%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많은 기업들은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예상하고, 그런 다음 품질에 대한 평판을 가진 인정받는 브랜드를 내세움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인 레고(Lego)는 1930년대 덴마크의 목수 올레 커크 크리스티안센(Ole Kirk Kristiansen)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장난감이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스티안센은 품질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쓴 반면, 비용 절감 노력은 하지 않았다. 이케아(IKEA) 가구 회사를 설립한 스웨덴의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가구를 공급함으로써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나은 일상을 누리게 만들고” 싶었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 의하면 속도도 필수적이다.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그것을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렇게 해서 그것을 만들 때면 고객들은 이미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경쟁사의 제품들로부터 차별화할 수 있었다. 차별화에 성공하면 고객들은 해당 제품이 자신들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특성은 다른 제품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믿는다. 이번 단원은 제품차별화가 기업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경쟁 우위를 제공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경쟁 우위는 자사의 가격을 통제하고 경제적 지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금융전문가 워렌 버핏(Warren Buffet)은 이런 능력을 가리켜 “해자”(the moat)라고 불렀다. 이런 능력을 통해 기업을 경쟁사로부터 분리하고 시장으로의 새로운 진입자로부터 보호한다. 레고, 이케아, 애플은 무엇을 팔 것인지 먼저 깨달았지만,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혁신과 제품 개발, 마케팅, 효율적인 생산 및 유통이 필요했다. 1962년에 레고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덴마크 빌룬드(Billund)에 공항을 건설하기도 했다.
기업의 이윤은 적절한 가격을 설정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제품 범위, 고객 유치, 경쟁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 등이 모두 중요하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혁신하면 적어도 단기에는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기 전까지는 경제적 지대를 획득할 수 있다.
혁신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이케아의 평면포장 가구는 보관 및 운송 비용을 줄여준다. 그리고 규모가 커짐으로써 비용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는 1대당 더 낮은 비용으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많은 기업에서 인건비는 비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소매 및 패스트푸드 업계의 일부 대기업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이익을 얻기도 한다. 또 일부는 임금이 낮은 국가로 생산을 이전하거나 긱 경제로부터 노동력을 얻는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높은 임금과 매력적인 근로 조건을 제시하여 직원들을 모집하고 유지하며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다양한 환경 규제가 기업의 결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사를 읽어보길 바란다.
세금과 정부 규제도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직원 안전 및 권리, 환경 기준, 제품 안전 및 소비자 보호에 관한 규제 등이 그러한 예이다. 노동자와 소비자를 보호함에 있어 규제는 기업들이 동일한 조건 하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경기장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업은 규제나 세금을 회피하거나 이를 줄이기 위해 로비활동을 벌이기도 하고, 규제가 덜 엄격한 국가로 이전하여 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그림 7.1은 기업이 내리는 주요 결정을 요약한 것이다. 이번 단원에서는 기업이 제품의 가격과 생산량을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업의 선택은 기업이 직면한 수요, 즉 잠재적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지불의사와 기업의 생산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그림 7.1 기업의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