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원 전략적 상호작용과 사회적 딜레마
개인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사회적 딜레마가 발생할 때 사회적 규범, 타인의 후생에 대한 고려, 그리고 적절한 제도를 결합하여 좀 더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4.1 기후 협상: 갈등과 공동의 이해관계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긴급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은 현재 매우 강력하다.1
<기후변화의 경제학에 관한 스턴 보고서> (The Stern Review on 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 2006
스턴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증거와 아울러 그 경제적 함의를 검토하였다. 이 보고서는 조기 행동을 취하는 것의 이점이 이를 방치할 때 발생하는 비용보다 크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는 2014년의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UN IPCC)에서도 재확인되었다. 조기 행동이란 온실가스 배출의 유의미한 감소를 위한 조치들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에너지 집약적인 상품에 대한 소비 절감, 대체 에너지 기술로의 전환, 농업 및 토지 이용 변화의 영향 축소, 현재 기술의 효율성 개선 등이 포함된다.2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스턴 보고서가 “표준 시나리오”(business as usual)라고 명명한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표준 시나리오란 개인들, 정부 그리고 기업이 자신들의 행동이 미래 세대를 포함한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쾌락, 정치적 입장, 이윤 등을 자유롭게 추구한다고 가정되는 상황을 말한다.
지난 30년간의 기후변화 협상의 역사를 보려면 이 글을 참조하라.
그러나 각국 정부들 사이에서 어떤 정책을 채택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각국의 이해관계는 경제발전 단계, 천연자원의 보유 정도 및 사용량,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취약성 등에 따라 다르다. 2015년 파리 협정에서는 진전이 있었다. 이 협정에서, 각국은 금세기 말까지의 1.5°C 이내의 기온상승 및 기후변화가 초래할 최악의 영향 회피라는 목표 하에서 “자발적인 국가별 기여 수준”(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별로 감축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2022년 10월, 유엔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우리는 여전히 필요한 배출량 감축 규모와 속도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는 지금 당장 기후 행동 계획을 강화하고 향후 8년 내에 이를 이행해야 합니다.
- 사회적 딜레마
- 사람들이 개인이 아닌 함께 협력하여 행동했을 때 발생했던 다른 가능한 결과에 비해, 각자가 자신의 사적 목표를 위해 독립적으로 행동한 결과가 더 열등한 상황.
기후변화 문제는 심각하지만, 결코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이는 사회적 딜레마의 한 예이다. 사회적 딜레마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주는 영향을, 그것이 긍정적 영향이든 부정적 영향이든,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사회적 딜레마는 우리 삶에서 굉장히 흔하다. 교통체증은 예를 들어 대중교통이나 카풀을 이용하지 않고 혼자 운전하는 등 자신의 행동이 교통 혼잡에 기여하는 부분을 무시한 채 이동 수단을 선택할 때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경미한 질병에 항생제를 남용하면 아픈 사람의 빠른 회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발생시켜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훨씬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공유지의 비극
여기를 방문하면 탄소발자국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생물학자 개릿 하딘(Garrett Hardin)은 1968년 사이언스지(Science)에 사회적 딜레마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제목을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고 붙였다. 그는 지구의 대기나 어자원과 같이 누구의 소유도 아닌 자원(“공유재산”(common property)이라고도 하고 또는 “공유자원”(common-pool resources )이라고도 한다)은 어떤 식으로든 이용을 통제하지 않으면 쉽게 남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산업계 전체로 보면 참치를 너무 많이 잡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고, 소비자도 전체로 보면 참치를 너무 많이 소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인류 전체로 볼 때 오염을 덜 배출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한 개인으로서 소비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로 결정하는 것은 전 지구적 수준의 오염 배출량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3
- 무임승차자, 무임승차
- 협력 프로젝트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기여로 인해 혜택을 얻는 사람을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하거나 무임승차자라고 부른다.
하딘의 비극 및 또 다른 형태의 소규모 사회적 딜레마의 예들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룸메이트나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 부엌이나 욕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청소를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이는 힘든 일이고 청소하는 사람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청소하지 않고 누군가가 청소를 할 때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 다른 이들을 무임승차자라고도 한다. 학생으로서 조별 과제를 해 본 적이 있다면 여기에도 무임승차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활동(문제 연구,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등)에 따르는 비용은 각 개인이 부담하지만, 그로 인한 혜택(좋은 성적, 높은 순위, 혹은 높은 성적에 대한 다른 친구들의 감탄 등)은 조원들 전체에 돌아간다.4
사회적 딜레마의 해결
사회적 딜레마는 선사시대부터 존재해왔다.
- 이타성
- No definition available.
2,500여 년 전, 그리스의 이야기꾼 이솝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제목의 우화에서 사회적 딜레마를 다뤘다. 한 무리의 생쥐가 있었는데, 이들에게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한 마리가 필요했다. 일단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 수만 있다면, 고양이는 생쥐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 일을 맡은 생쥐에게 닥칠 결말은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있다.5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타인을 위해 심지어는 가족이 아닌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러한 행동을 이타적이라고 부른다.
이타적 동기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타성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인 문제는 이타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새로운 정부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각국 정부는 북대서양의 대구 남획을 막기 위해 쿼터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립세를 도입하여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지역 사회도 행동을 규제하는 제도를 만든다. 지역 관개 시스템은 지역 사회 전체에 혜택을 주지만, 적절히 운영되려면 수로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개 시스템 하에서 개인들이 귀한 물을 아껴 쓰면 다른 사람들의 작물 성장에 도움을 주지만, 정작 자신들의 수확량은 줄어들 것이다. 수세기 동안 스페인 발렌시아의 농업 공동체에서는 공동 작업을 조절하고 과도한 물의 사용을 피하기 위해 일련의 관습적 규칙을 사용해 왔다. 이들은 중세 시대 이래 규칙 적용을 둘러싼 농민들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수자원 재판소(Tribunal de las Aguas)라는 중재 법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 ‘법정’의 판결은 법적 강제성은 없었지만 지역 사회의 존중으로부터 권위가 유지되었고, 따라서 거기서 내려진 결정은 거의 보편적으로 준수된다.
오늘날의 일부 지구 환경 문제의 경우에도 효과적으로 해결된 사례들이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오존층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으로 오존층을 고갈시키는 염화불화탄소(CFCs)와 같은 화학 물질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사회적 상호작용
- 각자가 취한 행동이 자기 자신의 결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
이 단원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모형화하는 게임이론을 분석 도구로 사용할 것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는 개인의 의사 결정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사회적 딜레마가 언제,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때때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 분석할 것이다. 하지만 이 해법은 기후변화의 사례처럼 항상(적어도 아직까지는) 성공적이지는 않다.
연습문제 4.1 사회적 딜레마
지난 주의 신문 기사를 찾아 다음을 이야기해 보자.
- 뉴스에서 보도된 사회적 딜레마의 사례를 두 가지 정도 찾아 보자. (위 본문에서 논의하지 않은 사례로 찾아 보자)
- 각각의 사례가 사회적 딜레마의 정의를 어떻게 충족시키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라.
-
Nicholas Stern. 2007. 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 The Stern Review.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Read the executive summary. ↩
-
IPCC. 2014. ‘Climate Change 2014: Synthesis Report’.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s I, II, and III to the Fif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Geneva, Switzerland: IPCC. ↩
-
Garrett Hardin. 1968. ‘The Tragedy of the Commons’. Science 162 (3859): pp. 1243–1248. ↩
-
Elinor Ostrom. 2008. ‘The Challenge of Common-Pool Resources’. Environment: Science and Polic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50 (4): pp. 8–21. ↩
-
Aesop. (1909–14) 2001. ‘Belling the Cat’. In Fables, retold by Joseph Jacobs. XVII, (1). The Harvard Classics. New York: P. F. Collier & Son; Bartleb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