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원 게임의 규칙: 누가 무엇을 얻는가? 왜 그런가?
5.6 사례 1: 강제노동
이제 완전히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자. 브루노라는 또 다른 인물이 있는데, 그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자. 브루노는 앤절라에게 자신의 토지에서 곡물을 생산하도록 강요하며,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신체적 위해를 가하겠다고 위협한다고 해 보자. 앤절라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브루노의 명령에 따를지, 아니면 그의 지배에 대항하여 탈출하거나 반란을 시도할지뿐이며, 후자의 두 선택지에서는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다. 정부는 브루노의 토지 소유권뿐만 아니라 앤절라를 착취할 수 있는 강제력 행사까지도 보호하고 있다고 해보자. 사례 1은 강제 노동이라고 불리며, 불행히도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흔히 일어났던 일이기도 하다. 지금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비도덕적이라고 규탄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5,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노예노동도 일종의 강제노동이다. 강제노동은 그리스와 로마제국, 중국, 아메리카 원주민,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행해졌다. 중요한 사례가 대서양 노예무역이었는데, 16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적어도 1,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강제 이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2단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메리카에서 노예들이 생산한 면화와 설탕은 영국의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강제 노동의 규모와 범위에 대한 추가 정보는 Walk Free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다.
노예제를 마지막으로 불법화한 국가는 1981년의 모리타니아(Mauritania)였다. 그러나 강제 노동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일하도록 채용된 사람들의 노동이 강제 노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및 몇몇 중동 국가들에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데, 고용주가 노동자의 여권을 압수하여 탈출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록 훨씬 드물긴 하지만,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도 신분증을 압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국가들에서 추방 위협, 기만, 조작, 그리고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여 착취 장소나 제공된 숙소로부터 노동자들이 떠나지 못하게 하고 이들을 통제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 유보선택지
- 특정 거래에서 사용가능한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할 때, 그 다음으로 좋은 대안적 선택지를 유보선택지라고 한다. 대비책 선택지라고도 부른다. 이와 관련하여 유보가격을 참조하라.
강제 노역을 하는 노동자들이 저항을 하려면 위험을 무릅써야 하며 저항에 성공할 가능성도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작업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 권력자에게서 물건을 훔치거나 도주을 감행하기도 한다. 혹은 억압자에게 물리적인 폭력으로 보복하기도 한다. 특히 로마제국이나 후에 미국이 된 13개 식민지와 같이 강제 노동이 합법이었던 곳에서는 노동 조건이 매우 억압적이었지만, 이에 저항함으로써 겪을 위험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예 반란과 도주는 계속 발생했다. 강제 노동자들에게 이와 같은 저항은 명령에 따르지 않으려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대안이었고, 이것이 바로 이들의 차선책 또는 유보선택지였다.
앤절라와 브루노의 행동과 강제 노동하에서의 결과
브루노가 앤절라에게 강제 노동을 시킬 수 있을 때, 이 둘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이해하기 위해, 두 사람의 실행가능경계(그림 5.9)에서 시작해 보자. 생산기술은 기본 사례와 동일하고 브루노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행가능경계도 기본 사례와 동일하다. 그러나 브루노가 앤절라의 노동시간을 결정하며, 브루노는 앤절라가 생산한 곡물을 모두 갖게 되는데 그 중에서 앤절라에게 나눠줄 곡물의 양을 결정한다.
실행가능경계선 상에 있는 점들과 그 내부의 점들은 배분을 나타낸다. 배분점들은 앤절라가 받는 곡물과 자유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브루노가 받는 곡물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앤절라가 일을 해도 곡물을 받지 못하는 G와 같은 배분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상황에서 앤절라는 브루노의 지시를 따르기로 선택할 것인가?
- 유보무차별곡선
- 유보선택지만큼의 가치를 두는 재화의 조합을 나타내는 곡선.
앤절라의 노동시간과 곡물 소비의 조합 중 그녀의 차선책, 즉 유보선택지보다 더 낫지 않은 조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유보선택지는 브루노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 앤절라가 처하게 될 선택지들을 말한다. 이러한 “차선책과 동등하게 안 좋은” 조합들이 앤절라의 유보무차별곡선 상의 점들인데, 그림 5.10에서 IC1으로 나타나 있다. IC1 상의 각 점이 주는 효용 수준보다 더 아래의 점들에서는 앤절라는 더 이상 브루노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브루노는 앤절라가 불복종을 선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녀의 생존을 위해 일정량의 식량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앤절라가 굶어 죽거나 과로로 죽지 않게 하고(따라서 더 이상 앤절라를 착취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막고), 저항 혹은 반란을 방지하기 위해, 브루노는 최소한 앤절라의 유보선택지가 제공하는 정도의 효용은 보장할 필요가 있다.
이는 브루노가 실행가능경계(다양한 노동시간에 따라 생산될 수 있는 양)와 앤절라의 유보무차별곡선 사이의 렌즈 모양 영역 내에서 원하는 어느 점이든 선택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 영역 내의 배분들이 브루노의 실행가능집합이다.
브루노는 앤절라에게 어떤 요구를 할 것인가, 즉, 그녀는 얼마나 일하라고 명령을 받으며, 곡물을 얼마나 받게 될 것인가? 브루노는 자신이 가능한 한 많은 곡물을 가지기를 원한다. 그림 5.10을 통해 그가 선택할 배분을 찾아보자.
브루노가 앤절라에게 노동을 강요하고 앤절라가 생산한 곡물을 모두 소유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앤절라에게 강제할 수 있는 노동에는 한계가 있다. 브루노는 앤절라가 하루의 24시간을 모두 노동에 사용하고 모든 곡물을 자신에게 주기를 원할지도 모르지만, 앤절라가 탈출을 시도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게 하는 정도의 효용은 제공해야 한다.
이 결정은 극도로 계산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시행했던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엥코미엔다(Encomienda)제도는 원주민 공동체와 그들의 토지를 엥코미엔데로(encomendero, 스페인 식민통치자)에게 맡기고, 원주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확물만 남기고 나머지를 착취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 제도하에서 원주민들은 간신히 생존할 수 있었다.
브루노는 앤절라의 유보무차별곡선 상에서 유보무차별곡선의 기울기가 실행가능경계의 기울기와 같아지는 점, 즉 16시간의 자유시간에서 배분을 선택한다. 즉,
\[\text{자유시간을 곡물 산출로 변환하는 MRT} = \text{곡물 소비를 자유시간으로 변환하는 MRS}\]이전 절에서와 마찬가지로, MRS와 MRT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브루노의 선택을 잘 이해할 수 있다.
16시간의 자유시간보다 왼쪽 구간(즉 엘절라가 일을 더 하는 구간)에서 앤절라의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는 실행가능경계의 기울기보다 가파르다. 즉 MRS>MRT이다. MRS>MRT이면 브루노는 앤절라에게 자유시간을 좀 더 부여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자유시간이 늘어나면 곡물 산출량은 줄어들겠지만 앤절라의 처지를 예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IC1에 머물게 하면서) 엔절라에게 줘야 하는 곡물의 양은 그보다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루노는 앤절라에게 자유시간을 더 주더라도 자신의 몫으로 더 많은 양을 챙길 수 있다.
16시간의 자유시간보다 더 오른쪽의 구간, 즉, 앤절라가 8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경우에는 그 반대가 성립한다. 그 구간에서는 실행가능경계는 더 가파르고 무차별곡선은 더 평평하다. MRS < MRT이기 때문에, 브루노는 앤절라에게 더 적은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 이득이 된다. 앤절라가 추가로 생산할 곡물의 양이 IC1에 머무르기 위해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곡물의 양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경제적 지대와 파레토효율성
개념 확인하기
경제적 지대에 대해서는 2.2절을 참조하라.
- 경제적 지대
- 경제적 지대는 선택한 행동에서 개인이 얻는 순편익(금전적이든 아니든)과 차선의 대안(또는 유보선택지)에서 얻는 순편익의 차이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유보선택지를 참조하라.
경제적 지대는 차선책을 기준으로 하여 추가적으로 얻는 이익을 의미한다. 앤절라와 브루노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앤절라는 지대를 전혀 받지 못하는데, 배분 결과가 자신의 유보무차별곡선 상에 있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지 않는 브루노는 곡물이 양에만 관심이 있다. 브루노의 차선책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것인데, 이 상황은 앤절라가 탈출하거나 명령을 거부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브루노는 곡물을 조금이라도 받으면 경제적 지대를 얻게 된다. D배분에서 브루노가 얻는 경제적 지대는 31부셸의 곡물이다.
- 파레토효율적, 파레토효율성
- 어떤 배분에서 누구의 처지도 나빠지지 않으면서 최소한 한 사람 이상의 처지가 더 나아지는 실행가능한 대안적 배분이 존재하지 않을 때 그 배분을 파레토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사례 1의 배분은 매우 불공정하다. 앤절라가 모든 노동을 하고 브루노는 대부분의 곡물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의 배분은 파레토효율적이다. 왜 그런지를 이해하기 위해 D배분에서 다른 배분으로 결과가 변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자. 만약 ICIC1 보다 아래에 있는 점으로 이동한다면, 앤절라의 효용은 더 낮아지고 브루노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즉, 둘 다 더 나빠진다. 만약 앤절라가 같은 시간을 일하면서 더 많은 곡물을 받는다면, 브루노의 처지가 악화된다. 그리고 만약 앤절라의 노동시간이 달라지면 그림 5.10에서 보았듯이 브루노가 가질 수 있는 최대 곡물의 양은 줄어든다. 따라서 D배분은 파레토효율적이다. 이 배분에서 벗어나는 그 어떤 변화도 둘 중 최소한 한 사람의 처지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5.11은 사례 1의 결과를 요약하고 있다.
앤절라의 자유시간 | 16 | |
앤절라의 곡물(부셸) | 15 | |
브루노의 곡물(부셸) | 31 | |
앤절라의 경제적 지대(부셸) | 0 | 앤절라는 차선의 대안(불복종)과 동일한 수준의 효용을 얻는다. |
브루노의 경제적 지대(부셸) | 31 | 브루노의 차선의 대안은 0이다(앤절라가 불복종할 경우이다). |
그림 5.11 사례 1의 결과.
확인문제 5.3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그림 5.10과 이 절에서 설명한 사례 1을 바탕으로, 다음 서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기울기가 같아지는 점은 자유시간이 16시간일 때이다. 앤절라가 16시간 일하면 8시간의 자유시간을 갖는다. 자유시간이 8시간일 때 무차별곡선은 실행가능경계보다 더 가파르다.
- 우리는 브루노가 전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임을 알고 있다. 브루노가 이 배분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이 배분이 그의 실행가능집합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IC1보다 아래에 있고 왼쪽에 있는 점들은 앤절라가 생존할 수 없거나 반란이나 탈출을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하다.
- MRS와 MRT가 같다는 것은 배분이 파레토효율적임을 의미한다. 이는 공정성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 이 서술은 옳다. 앤절라가 생산하는 곡물의 양이 앤절라가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곡물의 양보다 더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사실로부터 무엇을 배우나 강제 노동의 오랜 그림자
1573년에서 1812년 사이,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은 페루와 볼리비아의 광산 채굴작업을 위해서 ‘미타’(mita)라고 불리던 강제 노동 체제를 활용했다. ‘미타’는 식민지 이전부터 잉카 지배자들이 공공사업, 예를 들어 도로와 신전 건설을 위해 안데스 산맥 지역에서 사용하던 제도였다. 식민지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타’는 원주민 공동체에게 성인 남성 구성원의 7분의 1을 포토시(Potosí)의 은광과 우앙카벨리카(Huancavelica)의 수은광산으로 보내도록 강요했다. 이 광산에서 강제 노동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가혹한 노동과 나쁜 기후 조건으로 인해 사망했다. ‘미타’는 지금으로부터 2세기 전에 막을 내렸지만, 아프리카의 노예무역과 미국 및 여타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강제 노동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영향이 남아 있다.
경제학자 멀리사 델(Melissa Dell)은 과거의 제도가 어떻게 오늘날까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미타’를 사례로 연구했다. 현재 볼리비아와 페루 원주민들이 겪고 있는 빈곤에 영향을 주는 많은 원인들로부터 어떻게 ‘미타’의 영향을 분리해 낼 수 있을까?
멀리사 델은 ‘미타’가 적용되었던 200개 이상의 공동체와 ‘미타’가 적용되지 않았던 인근의 유사한 지역을 비교하기로 했다. 델은 자신의 논문 “페루의 광산 미타의 지속적 영향”(The Persistent Effects of Peru’s Mining Mita)에서 ‘미타’가 강요되었던 지역에서는 현재의 소비 수준이 인근 공동체보다 낮고, 영양실조로 인해 어린이들의 키가 작으며, 현대 시장 경제 체제에 통합되어 있는 정도도 낮다는 것을 보였다.
1단원에서는 이 방법을 사용하여 자본주의 경제였던 서독과 문화적으로 유사하지만 중앙계획경제였던 동독의 경제 발전을 비교함으로써 제도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멀리사 델은 계량경제학에서 불연속성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이용하여 ‘미타’ 체제의 영향을 분석했다. 이 기법은 연구의 대상이 되는 인구를 처치군과 대조군으로 나눌 수 있는 어떠한 기준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적우수장학금이 개인의 미래 소득에 미치는 효과를 알고자 한다고 해 보자. 하지만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지 않았어도 높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을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이들의 우수한 능력의 효과와 장학금 자체의 효과를 분리해내기 어렵다.
학생들이 1,000점 만점의 시험을 치르고 90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자격을 얻는다고 하면, 900점을 약간 넘는 학생들과 약간 못 미친 학생들을 비교하여 장학금의 효과를 연구할 수 있다. 902점을 받은 학생은 장학금을 받을 것이다. 898점을 받은 학생은 장학금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898점과 902점을 받은 학생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처럼 기준점수의 양쪽에 있는 학생들은 매우 유사하지만 한쪽은 장학금을 받고 다른 쪽은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으면, 이를 통해 장학금의 인과적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장학금을 받기에 아슬아슬하게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처치군이고, 조금 못 미친 학생들이 대조군이다. 기준점수 900점이 불연속점이다.
‘미타’의 경우, 강제 노동의 영향을 받은 공동체와 영향을 받지 않은 공동체 간의 경계가 불연속점이다. 지도에 표시된 바와 같이, 경계선이 원주민 인구를 두 그룹으로 나눈다. 경계 안에 사는 공동체의 사람들은 광산에서 일해야 했고 이들이 처치군이다. 경계선 밖에 사는 사람들은 면제되으며 이들이 대조군이다. 중요한 점 하나는 델은 지도에서 “연구 경계”로 표시된 빨간색 지역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해발 고도, 인종 분포, 그리고 기타 변수가 경계선의 양쪽에서 동일했다. 델은 경계선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마을의 현재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역사적 제도가 오늘날의 결과에 미친 인과적 영향을 식별할 수 있었다.

그림 5.12 광산 지역 ‘미타’의 경계선(처치군)
델은 ‘미타’ 체제를 강요받은 경계 내의 마을들이 2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러 측면에서 더 안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음을 발견했다. 델의 추정에 따르면, ‘미타’ 체제의 장기적인 영향으로 인해 가계 소비가 약 25% 가량 낮아졌고, 어린이들의 발육 부진이 약 6%포인트 증가했으며, 현재의 주민들이 농업 시장에 참여하기보다는 자급자족 농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더 높다.
델은 또한 이러한 영향들이 작용하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특히 전속 노동력를 갖춘 농촌 대농장인 ‘아시엔다’(haciendas)가 주로 ‘미타’ 체제의 적용을 받지 않은 지역에서 발전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부족한 원주민 노동력에 대한 경쟁을 최소화 하기 위해 스페인의 식민지 정책은 ‘미타’ 지역 내에서 ‘아시엔다’의 형성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타’ 지역 밖의 대농장 소유주들은 도로 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농민들이 농업 시장에 연결될 수 있게 했으며, 이로부터 발생한 차이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연습문제 5.5 ‘미타’ 체제의 지속적인 영향
‘미타’ 체제의 장기 영향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멀리사 델의 논문 4절을 읽어 보라(이 절에는 사용된 데이터와 통계 방법에 대한 세부 사항이 기술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이 연습문제에 꼭 필요한 내용은 아니다) .다음 항목에 대한 설명 각각에 대해 ‘미타’ 체제의 영향을 받은 공동체와 그렇지 않은 공동체 사이에 지속적인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요약해 보자.
- 토지 보유 및 노동 시스템
- 공공재 공급
- 노동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