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원 게임의 규칙: 누가 무엇을 얻는가? 왜 그런가?

5.11 소득 분배: 초기부존, 기술, 그리고 제도

지금까지 소득 분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장치, 즉 게임의 규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단순화시켜 모형으로 만들었다. 이번 절에서는 더 넓은 맥락에서 개인들이 왜 서로 다른 소득을 받는지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틀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소득과 초기부존

초기부존

초기부존은 개인이 소유한 것들 중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초기부존은 물적 자산 (예를 들면, 토지, 집, 기계 등); 금융 자산 (예를 들면, 저축, 주식, 채권 등); 지적 자산 (예를 들면, 특허, 저작권 등); 노동 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식, 기술, 능력과 경험; 시민권과 노동권 등을 포함한다. 국적, 성별, 인종 및 사회적 계급이 소득에 영향을 주는 경우 이런 특성들도 초기부존에 포함될 수 있다.

인적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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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소득은 개인이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초기부존이라고 한다. 초기부존은 개인들이 보유하거나, 가지고 있거나, 혹은 개인의 특성으로써 존재하는 것들이다. 초기부존은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포함한다:

• 금융 자산: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저축, 주식 또는 채권 등. 이로부터 이자나 배당금 등의 소득이 발생한다.
• 보유하고 있는 물리적 자산: 예를 들어, 토지나 회사의 건물 및 기계. 이로부터 수익 또는 임대료 등의 소득이 나오고 또한 담보로도 활용될 수 있다.
• 저작권 또는 특허와 같은 지적 재산.
• 고용주에게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그래서 노동소득에 영향을 주는 지식, 기술, 기타 개인적 자질. 때로는 이를 인적 자본이라 부른다.
• 임금, 신용 접근성, 기타 교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종, 성별, 나이 등의 다른 특성.
• 시민권과 비자 소지 여부는 특정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며, 그에 따라 노동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소득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 개인이 보유한 초기부존의 집합
• 각 초기부존에서 얻어지는 소득. 이때 소득의 크기는 기술적, 제도적, 정치적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예 1: 엘라의 경우

엘라는 경력이 있는 의료 기술자로서, 다음과 같은 초기부존을 가지고 있다.

• 연간 1,750시간을 의료 기술자로 일할 수 있는 능력
• 자녀 양육을 보조하는 아동 수당을 받을 권리

엘라는 의료 기술자로서 비정규 일자리만 구할 수 있다. 이때 엘라의 소득은 다음과 같다. (875시간 × €30) + (아동 한 명에 대한 수당 × €2,000) = €28,250

예 2: 카말의 경우

카말은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작은 사업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금액을 상속받았으며, 이전에 유사한 회사를 연간 €120,000을 받으며 경영한 경험이 있다. 그의 초기부존은 다음과 같다.

• €8,000,000의 가치를 지닌 사업체 건물, 장비, 상호 및 기타 자산에 대한 소유권
• 소규모 사업체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

그의 사업체 소유권으로부터 얻는 소득은 €480,000, 즉, 수익에서 투입요소 총비용을 뺀 금액이다. 비용에는 €120,000의 경영 비용이 포함된다. 이는 다른 경영자를 고용하는 비용이거나, 스스로 사업을 경영하는 경우의 기회비용을 말한다. 그의 인적 자본에서 나오는 소득은, 그가 이전의 직장을 유지하든, 자신의 사업을 경영하든 €120,000이다. 카말의 총 소득은 €480,000 + €120,000 = €600,000이다.

사람들의 초기부존이 왜 다른지, 그리고 각 초기부존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연구함으로써 소득불평등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제도와 기술이 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림 5.23의 화살표는 인과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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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5-the-rules-of-the-game-11-distribution-of-income.html#그림-5-23

그림 5.23 기술, 제도 및 정책, 초기부존, 소득불평등(또는 부의 불평등과 같은 다른 격차들) 간의 인과관계

엘라와 카말의 예는 제도와 정책이 초기부존에 미치는 몇 가지 영향을 보여준다. 상속된 재산은 카말에게 귀중한 자산을 제공했으며, 보조금이 지원되는 고등교육은 엘라가 의료 기술자로 자격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었고, 아동 수당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엘라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상속에 높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부유층 자녀들에게 더 많고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면 불평등이 더 심화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한 수준의 재산을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게 하는 결혼 관행(이를 “유유상종 짝짓기”(positive assortative matching)라고도 한다)이 있다면, 초기부존의 불평등에 기여할 것이다. 엘리트 사립대학이 배타적인 사교 클럽과 같이 부유층 자녀들 간의 만남과 결혼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유유상종이 더 심해질 것이다.

기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플랫폼 기술은 대기업에게 유리하고, 더 나아가 대기업들 간의 “승자독식”(winner-take-all) 경쟁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즉 성공한 기업의 소유자들)이 큰 가치를 지닌 금융 자산이나 실물 자산의 형태로 상당한 초기부존을 얻게 되는 반면, 나머지 사람들은 거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 기술이나 3D 프린터의 소유권 같이 특정한 초기부존이 있을 때 그로부터 창출되는 소득의 크기는, 기술, 제도, 정책, 그리고 수요와 공급 등의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농업에서는 신체적 강함이 중요한 초기부존이었고, 기계화가 진전되면서 수입의 결정요인으로서 신체적 강함의 중요성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기술의 변화로 인해 육체적 기술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따라서 (다른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하락하게 되었다. 토지 소유의 가치는 그 토지가 시장성 있는 작물의 재배에 있어서 얼마나 적합한지(기술과 수요 요인), 그리고 상업용 또는 주거용으로 지정되었는지 여부(제도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카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등장하여 경쟁이 발생하면 그의 사업 자산에서 얻는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엘라는 정부의 의료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 직업표준기관의 인증이 엘라가 보유한 숙련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고, 고용주들의 성차별로 인해 가치가 감소할 수도 있다.

앤절라와 브루노 사이의 불평등을 검토하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기

브루노와 앤절라의 상호작용에 인과관계 모형을 적용해 보자. 그들의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달려 있다.

• 초기부존: 브루노가 토지를 소유한다는 것은 앤절라가 그 토지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브루노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앤절라의 노동자로써의 생산성: 이는 한편으로는 앤절라의 숙련 및 능력의 초기부존과 다른 한편으로는 농업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 앤절라의 유보선택지: 앤절라가 사례 1에서처럼 브루노의 지배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사례 2와 3에서처럼 브루노 이외의 다른 일자리나 농사를 지을 토지를 찾을 수 있을 때 이로부터 얻게 될 것을 말한다. 자신의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권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앤절라의 유보선택지는 브루노의 유보선택지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앤절라의 유보선택지는 앤절라의 초기부존과, 제도 또는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

브루노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고, 앤절라는 시간과 노동할 수 있는 능력만을 소유하고 있다. 토지 소유의 불평등은 누가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 그리고 누가 자본재나 토지를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초기부존은 유보선택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앤절라가 스스로 경작할 수 있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면, 브루노는 앤절라가 자신의 토지에서 일하기 보다는 브루노의 토지에서 일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되도록 충분한 보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초기부존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제도와 정책의 차이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았다. 강제 노동하에서는 제도가 브루노가 앤절라에게 노동을 강요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반면에 사례 2와 3에서는 노동법과 정책이 앤절라에게 더 개선된 유보선택지를 제공했고, 앤절라의 효용과 소득을 증가시키고 브루노의 소득을 감소시켰다.

초기부존, 기술, 제도, 불평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초기부존과 그로 인한 소득은 사람들이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하거나, 토지나 임대 아파트와 같이 초기부존 그 자체의 가치가 변화함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그림 5.23은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 5.24는 어떻게 이러한 불평등이 제도, 기술, 그리고 다음 세대의 초기부존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예를 들어, 부유한 부모의 자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거나 더 많은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은 제도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 심지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보다 부유한 사람들이 정부의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가 커질수록 부유층의 정치적 우위가 커질 수 있으며, 이는 고소득층에 유리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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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5-the-rules-of-the-game-11-distribution-of-income.html#그림-5-24

그림 5.24 시간 경과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 붉은 화살표는 특정 시기의 경제적 불평등이 미래의 기술, 제도 및 정책, 초기부존의 차이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