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경제 2.0>은 미래의 경제학자들을 위해 오늘의 문제를 다루는 모든 분야의 경제학을 포괄하고 있다. 불평등에서 기후 변화까지, 그리고 게임이론에서 실증 기법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주제와 방법론이 촘촘히 배치되어 빈틈없이 흘러간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한 멋진 책이 될 것이다. “ — 오리아나 반디에라, 런던경제대학교

“코어 경제학의 <경제 2.0>은 분석적 엄밀함과 흥미로운 응용을 참신한 방식으로 결합함으로써 학생들이 경제 모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경제 모형이 인류 역사와 오늘날 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계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왜 중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 — 레아 부스탄, 프린스턴 대학교

“내가 보아온 지금까지의 경제 교과서들 중에 최고의 혁신이다. 뷔페식으로 다양하게 갖춰진 아이디어들이 우리의 오랜 개념들을 새롭게 만들어주고, 우울했던 우리의 논의는 생기발랄해지고 비인간적이기만 하던 과학이 세상에 대한 활기찬 전망으로 변한다.” — 크리스찬 골리에, 툴루즈 경제대학

“간단히 말해 시장에 나와 있는 경제학 교과서 중 단언코 최고이다. 다른 책들과 달리 <경제 2.0>은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분석기법들뿐 아니라 실제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경제학적 지식은 유용해지며 동시에 즐겁기까지 하다.” — 대니 로드릭, 하버드 대학교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소개해주는 멋진 방식이다. 이 책은 최신 경제이론을 현대의 발전을 바라보는 큰 전망과 결합시킨다.” — 니콜라우스 볼프,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경제>는 65개국 이상 많은 나라의 대학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은 불평등, 기후변화, 금융불안정성, 미래의 일자리 그리고 혁신 등 현재 가장 긴박하게 제기되는 경제 문제들을 다룰 수 있게 해주는 교육 자료이다.

코어 경제학의 초판인 <경제>는 2017년 발간되었다. 이 교재를 사용한 강의실로부터 그리고 학생과 교수들로부터의 학습과 강의 경험을 토대로 그 내용을 전반적으로 재구성하고 재서술하였고 그 결과 <경제 2.0: 미시경제학>과 <경제 2.0: 거시경제학>이 만들어졌다.

2014년 <경제> 베타판이 온라인으로 발간되었을 당시, 카밀라 세아가 서문을 썼다. 그때 카밀라는 경제학과 대학원생이었는데, 카밀라는 이미 칠레에서 경제적 정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저항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갖고 있었다. 카밀라와 칠레 대학교 동료 학생들은 경제학 수업에서 칠레가 당연하고 있었던 문제 어느 하나도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경제학 커리큘럼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경제경영대학의 학장이던 오스카 란데레체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카밀라 세아
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4-preface.html#camila-cea

Camila Cea

우리가 이 작업을 시작할 즈음 카밀라 세아가 코어 경제학에 대해 갖고 있던 전망은 여전히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밀라 세아는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경제학이 가르쳐지는 방식을 변화시키길 원한다. 학생들과 강사들 모두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말한다. 2013년 11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가 코어에 대한 기사를 썼을 때 그 기사의 댓글을 통해 온라인 논쟁이 벌어졌다. 48시간만에 경제학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경제학을 배운 경험이 있던 사람들 1,214명이 댓글을 달았다. 전세계 경제학과 학생들은 내가 불과 몇 년전에 물었던 것과 동일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경제학이 다루는 주제가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동떨어져 있는 이유는 뭔가?”

남미에서 나와 같은 경제학도였던 나탈리 그리살레스는 경제학을 배우면서 느겼던 것을 자신의 블로그에 적었다. “내가 경제학을 선택했을 때 교수님은 경제학이란 수학적 기법을 통해 인간 행동을 서술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멋진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 학기가 지나고 나는 수학을 아주 잘하게 되었지만 내가 정작 공부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행동은 그 어디에서 없었다.”

나탈리처럼 나도 계속 같은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듣는 경제학 수업이 나로 하여금 경제학을 선택하도록 했던 질문들을 한 번이라도 다루고 있었던가?

카밀라 세아와 나탈리 그리살레스는 경제학이 제공해줄 수 있는 최선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코어 경제학의 임무는 경제학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다. 오늘날 경제학은 데이터를 그럴듯하게 해석해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모형을 이용하여 여러 실증 주제들을 다루는 학문이다. 이 모형들은 정부, 기업 그리고 여러 조직들이 자신들이 고안하고 있는 정책들 속에서 그들이 마주치는 상춤관계를 보도록 돕는다.

우리 시대 가장 절박한 문제들

코어 경제학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10년 동안 우리는 전 세계 강의실에서 일종의 실험을 진행했다. 수업 첫 시간에 우리는 학생들에게 “경제학자들이 다뤄야 하는 문제 중 가장 절박한 문제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말뭉치들은 2021년과 2022년 4개 대학의 학생들이 제공해준 답변을 기초로 만든 것이다. 글자의 크기는 이들이 언급한 단어나 문장이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지에 비례한다.

경제학이 다뤄야 하는 가장 절박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2021년과 2022년 4개 대학 학생들이 답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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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다뤄야 하는 가장 절박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2021년과 2022년 4개 대학 학생들이 답한 결과

말뭉치를 보면 전지구적 주제들(불평등이나 환경문제)이 지속적으로 답변에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도 보이는데, 몇몇 나라들에서는 자연 자원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지역적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최근 답변들에서는 코로나 시기가 끝난 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함께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위기가 학생들이 고민하는 주제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 대중들에게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혹은 학생들 사이에서 경제학은 돈을 다루는 추상적 학문일 뿐 실제 세상과는 관련이 없는 학문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역사 속에서 경제학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것과 관련된 학문이었다. 코어 경제학은 바로 그 전통을 계승하려고 한다. 초기 경제학자들은, 예를 들어 16-17세기 중상주의자들이나 프랑스 혁명 바로 이전 시기 중농주의자들은 당대 통치자들의 조언자들이었다. 14세기 북아프리카 지역의 이븐 칼둔도 바로 그러한 학자였다.

오늘날 거시 정책 입안자들, 온라인 경제 프랫폼을 만들어내는 사적 부문 경제학자들, 경제 발전 조언가들, 그리고 싱크탱크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은 세상을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 번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경제학에게 부여된 가장 고무적인 소명임과 동시에 거대한 도전이다.

개론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

경제학은 현재 우리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도전들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들을 발전시켜왔다. 이 책에서 여러분은 전략적 상호작용(게임이론), 제한된 정보, 주인-대리인 모형, 이기적이거나 위험기피적일 뿐 아니라 이타적이기도 한 인간의 행동과 선호, 그리고 창조작 파괴와 불안정성과 같은 변화의 동학과 같은 개념과 도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개념과 도구들은 정책입안자들이나 기업 경제학자들 그리고 학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매일 같이 활용되고 있으며 경제학에서도 주류적 접근으로 자리잡아 온 것들이다. 대부분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다뤄지지만 이제 점점 그리고 서서히 경제학 개론서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첫 학기 경제학 수업에서 마주치게 될 이론적 구조물들이 세계로부터 동떨오져 있고 현실 문제를 다루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거리가 있는 것들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제학>은 경제 모형의 흥미롭고 잘 짜여진 새로운 벤치마크를 제공한다. 그 결과 우리가 다루게 될 도구와 개념들은 1학년 학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현실 세계 문제와 관련된 실제 세계의 데이터들의 중요성

현실의 문제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야말로 왜 우리가 이 책을 대부분의 교과서의 표준적인 이름이기도 한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라고 이름붙였는지를 설명해준다. <경제>는 최신 실증 연구들과 최신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한다.

  • <경제>에 실려 있는 많은 그림들은 우리의 협력기관인 데이터 속의 세계(Our World in Data, OWiD) 웹사이트에 링크되어 있다. 그림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쌍방향으로 작동하는 최신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 “경제학자들은 사실로부터 무엇을 배우나” 박스들은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실증 방법론들을 소개해줄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들이 정책이 의도된 효과를 낳는지의 여부를 점검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 참고자료인 경제학하기(Doing Economics)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Excel이나 R을 사용하여 현실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알려준다.

전지구적 헌신: 지식 생산의 공동체로서의 임무

코어 경제학은 진정으로 전지구적 프로젝트이다. 다음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교재 개발 과정이 전세계에 걸쳐 이루어졌고, 그리고 교재를 이용하길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이 책의 디자인과 쌍방향 데이터 활용 방식은 인도 뱅갈로에서 시작되었다. 이 교과서의 오픈 소스 플랫폼과 온라인 자료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제작되었다. 자료들은 그야말로 수백명의 학자들에 의해 제공되고, 수정되고 평가되었다. 자신들의 전문적 지식과 지적 재산을 무료로 제공한 각 단원의 주요 저자들의 출신은 15개 나라에 걸쳐 있다. <경제 1.0>는 스페인어, 불어, 핀란드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그리고 독일어로 번역되어 있다. 또한 남아시아 및 개발도상국 경제에 특화된 주제와 특징을 소개하는 <경제: 남아시아의 전망>(The Economy: A South Asian Perspective)도 출간되어 있어, 언제든 이용가능하다.

코어 경제학은 전자책과 모든 관련 자료를 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를 통해 온라인에서 비상업적 용도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일종의 지식 생산자들의 협동조합이며, 경제학 언어와 사실 그리고 개념을 통해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배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코어 경제학의 자료 라이브러리를 자유롭게 디지털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21세기 경제, 사회 그리고 생물권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을 생각하고 그 해결을 위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희망은 경제학이 모든 시민들이 맞닥드린 문제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해법을 모색하는지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와 함께 시작해봅시다

학생이든 강사이든 경제학에 대한 우리의 접근과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경제 2.0> 이후의 경제학을 전망하며”라는 제목의 논문을 읽어보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2판의 출간이 만족스러운 이정표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아직 시작 단계이다. 코어 경제학은 단순한 책이나 강의자료가 아니다. 코어 경제학은 교수자나 학습자 모두가 참여하는 일종의 전지구적 공동체이며, 우리는 www.core-econ.org을 통해 여러분의 호기심과 조언, 그리고 내용의 개선을 위한 어떤 제안도 환영한다. 우리와 함께 시작해 보자.

코어 경제학 팀
2023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