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원 게임의 규칙: 누가 무엇을 얻는가? 왜 그런가?

5.14 응용: 이해관계의 충돌과 임금, 오염, 일자리 협상

브루노와 앤절라는 노동시간과 곡물 분배를 둘러싸고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와 유사한 모형을 환경 문제와 관련된 이해관계의 충돌에도 적용할 수 있다. 환경의 질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 온실가스나 오염 물질이 환경을 악화시키면,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과 자신의 소득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피해를 초래하는 경제 활동으로부터 이익을 얻기도 한다.

외부효과, 외부성

외부효과는 어떤 주체의 행동이 다른 주체에게 이득을 주거나 비용을 부과하지만, 이 주체가 행동을 할 때, 다른 주체의 이득이나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외부효과를 외부성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2008년과 2009년에 나이지리아의 니제르 삼각주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기름 유출로 인해 인근 어장이 파괴된 적이 있었다. 이 유출은 영국-네덜란드계 회사인 로열 더치 셸(Royal Dutch Shell)의 석유 채굴 작업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 외부효과로 피해를 본 오고니 족(the Ogoni people)을 대변하는 변호사들은 영국 법원에서 셸의 나이지리아 자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에 셸은 법정 밖에서 합의하고 1인당 3,525파운드를 지급했으며, 이 중 2,200파운드는 각 개인에게, 나머지는 지역 공공재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 배상금은 오고니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 동안 벌 수 있는 금액보다 많았다. 지역사회를 대변하는 변호사들은 15,600명의 수혜자들을 위해 은행 계좌 개설을 도왔다.

이 배상금은 오고니족이 깨끗한 환경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보상했을 수도 있다(유엔 환경 계획에 따르면 복원에는 10억 달러가 필요하며 30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로열 더치 셸은 이 합의로 인해 그들의 작업이 초래한 부정적 외부효과가 야기하는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되었으며, 이는 회사의 소유주들(그리고 이 삼각주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다른 기업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몇 년 전, 유사한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1974년 아이다호 주 켈로그에 위치한 벙커 힐 컴퍼니(Bunker Hill Company)의 거대한 납, 은, 아연 제련소는 지역의 유일한 주요 고용주로서 약 2,300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마을의 많은 아이들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고, 의사들은 높은 혈중 납 수치로 인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인지 및 사회적 발달이 저하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수치였다.

제련소의 용접공인 빌 요스(Bill Yoss)의 세 자녀는 위험할 정도로 높은 납 중독 수치를 보였다. 그는 피플지(People) 기자에게 “우리가 어찌 될지 모르겠다, 아마 이 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회사는 제련소의 납 배출 수준에 대한 자체 검사 결과를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주 정부가 배출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제련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1981년에 제련소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마을의 주택과 사업체의 가치는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산세로 운영 지원을 받던 지역 학교들은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을 교육할 만한 자금이 부족하게 되었다.

환경에 대한 이해관계의 충돌 모형

벙커 힐 상황을 모형화하기 위해, 브라운빌(Browneville)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상상해 보자. 이 마을에는 모든 노동자를 고용하는 단 하나의 기업이 있지만, 그 회사의 유독물질 배출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하자. 기업은 마을에 배출하는 오염물질의 양을 조절할 수 있지만, 배출 저감 비용은 기업 이익의 감소를 의미한다. 기업의 소유주(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람)는 배출물이 자신이 거주하는 환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먼 곳에 살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과 기업의 소유주 사이에는 마을 내 배출물 수준에 대한 이해관계의 충돌이 존재한다. 또한 임금 수준에 대한 고용주-피고용인의 갈등도 존재한다. 주민들은 “환경의 질”을 중시하는데, 이는 배출물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한다.

마을 주민들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간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사례 2와 3의 앤절라처럼 각 개인이 브라운빌을 떠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주민들이 브라운빌을 떠났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유보선택지와 최소한 동일한 수준의 환경의 질과 임금의 묶음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회사가 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이 최저 한계를 “이주 조건”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소유주도 주민들에 대해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에게도 “거부권”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임금과 환경 묶음은 소유주가 자신의 유보선택지, 즉 기업을 폐쇄하거나 이전하여 시민들을 실직 상태로 만들기를 선호하게 될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들어서는 안 된다. 이 비용의 상한선을 회사의 “폐쇄 조건”이라 부르자. 이 조건은 주민들이 기업과 협상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다.

그림 5.30은 시민들과 기업의 선호를 표현하고 있다. 가로축에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임금(\(w\))을, 세로축에는 시민들이 누리는 환경의 질을 나타내도록 하자. 기업이 배출 감소에 사용하는 금액을 환경의 질의 간단한 측정치로 삼도록 하자.

앤절라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은 수직이동하는 무차별곡선(준선형선호)을 가진다고 가정하자. 그렇게 되면 임금과 환경의 질 사이의 한계대체율(MRS)은 오직 임금에 의존한다. 즉 각 임금 수준에서 무차별곡선들은 모두 동일한 기울기를 가진다.

기업의 소유주는 총비용, 즉 임금 총액과 배출 감소에 대한 지출의 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일한 총비용을 가지는 임금과 환경의 질 조합을 선으로 나타내어 기업의 무차별곡선을 그릴 수 있다. 이 선을 따라 총비용이 일정하므로, 환경에 추가로 $1를 지출할 때마다 임금 총액은 $1 감소한다. 이는 기업의 MRS가 일정하다는 것, 즉 무차별곡선은 직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5.30을 통해 상호작용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결과를 알아보자.

그림 5.30에 나타난 상황은 앤절라와 브루노의 사례 3과 유사한데, 이때에도 그들에게 협상가능한 파레토효율적인 결과의 범위가 있었다. 여기서도 시민들의 선호가 준선형이라는 가정하에서, 잉여를 기업과 시민들의 유보무차별곡선 사이의 수직 거리로 측정할 수 있으며, 이때 파레토효율곡선은 직선으로 나타난다.

파레토효율곡선

임금과 환경의 질에 대한 파레토효율적인 배분은 총잉여를 극대화한다. 이는 기업과 시민들의 무차별곡선이 접하는 점이다.

\[\text{시민들의 MRS} = \text{기업의 MRS}\]

이 조건은 임금 \(w^*\)로 이루어진 모든 배분에서 충족된다. 파레토효율곡선은 그림 5.30에서 임금 \(w^*\)에서 그려진 수직선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환경의 질 \(E\)와 임금 \(w\)가 모두 달러로 측정되고, 시민들이 준선형 선호를 가진다는 가정은 효용 변화를 측정하고 MRS의 계산을 쉽게 할 수 있게 한다.

한계효용

재화를 한 단위 증가시켰을 때 그로부터 얻어지는 추가적인 효용.

시민들은 임금에 상관없이 환경의 질 개선에 대해서 동일하게 평가한다. 따라서 \(E\)가 $1 증가하면 임금 수준과 무관하게 그들의 효용은 $1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금이 $1 증가하면 MU, 즉 한계효용만큼의 효용이 높아진다. 시민들은 임금에 대해서 한계효용이 체감한다. 즉, 현재 임금 수준이 낮을 때는 임금 인상의 가치가 크지만, 임금이 상승할수록 MU는 체감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무차별곡선이 곡선 형태를 띠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무차별곡선의 기울기(MRS)를 계산하기 위해 임금이 $1 상승한다고 가정하자. 우하향하는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는 효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E\)의 감소량이다. 임금 상승은 효용을 $MU만큼 증가시키므로, 필요한 \(E\)의 감소량도 $MU만큼이다.

\[\text{시민들의 MRS} = \text{임금의 한계효용}\]

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무차별곡선이 평평해지는 현상은 임금에 대해서 체감하는 한계효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기업의 MRS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기업은 총비용을 동일하게 하는 \(w\)와 \(E\)의 조합들에 대해 무차별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마을에서 기업이 고용한 노동력의 크기를 \(n\)이라고 하면, 기업의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text{총비용} = E + wn\]

임금이 $1 상승한다고 가정하자. 임금 총액은 $n만큼 증가할 것이다. 총비용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E\)도 $n만큼 감소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우하향하는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는 $n가 된다.

\[\text{기업의 MRS} = n\]

임금과 환경의 질에 대한 파레토효율적인 배분은 소유주와 시민들의 무차별곡선이 서로 접하는 점에서 발생한다. 즉 시민들과 기업의 MRS가 같은 점이다. 따라서 파레토효율성을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text{MU} = n\]

그림 5.30에서,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임금이 \(w^*\)이다.

배분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구조적 권력

갈등의 결과는 다음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다.

• 기업이 폐쇄된다.
• 시민들이 마을을 떠난다.
• 폐쇄 조건과 이주 조건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갈등이 해결된다.

폐쇄 조건과 이주 조건의 위치는 기업 소유주와 시민들의 구조적 권력을 반영한다. 이는 이러한 조건들이 소유주와 시민들의 차선책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다른 장소로 이전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시민들이 다른 마을에서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이 이들이 갖는 차선책의 예이다.

교섭력

기업이 폐쇄되지 않고 시민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는다면, 갈등의 결과는 두 조건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기업 소유주와 시민들의 교섭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림 5.30에서 색칠된 부분에 위치한 임금과 환경의 질 조합들은 모두 실행가능한 배분이다.

C와 F 사이의 수직선에 있는 배분은 모두 실행가능하며 동시에 파레토효율적이다. 결과가 이 수직선 상에 위치한다면, C와 F 사이의 거리(즉 \(E^{max} - E^{min}\)가 총잉여가 된다. 시민들은 C에 가까울수록 더 높은 지대를 얻고, 기업은 F에 가까울수록 더 높은 지대를 얻는다. 그러나 시민들과 기업의 교섭력에 대한 추가적 정보 없이는 이 중 어떤 결과가 실제로 발생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기업이 모든 교섭력을 가질 때

기업이 간단히 수락 또는 거부의 최후통첩을 통보할 수 있다면 기업은 F점을 선택할 것이다. 이 경우 기업이 모든 교섭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의 비용은 폐쇄 수준을 훨씬 밑돌 것이고, 그 결과 독성 물질을 자유롭게 배출하면서 높은 이윤을 누리게 된다. 이 차이 \(E^{max} - E^{min}\)은 기업의 회계 이윤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환경의 질은 시민들이 받아들일 최소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된다. \(E^{max} - E^{min}\)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의료비용으로 반영된다.

시민들이 모든 교섭력을 가질 때

시민들이 환경의 질을 선택할 권한을 갖게 되면, 환경의 질이 \(E^{max}\)인 C점을 강제하려 할 것이다. 기업이 계속 사업을 유지할 만큼의 이윤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서 마을 주민들의 효용(또는 복지) 수준은 가장 높아진다.

상호 이익의 분배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잉여, 즉 파이가 두 당사자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되는지는 그들의 상대적 교섭력에 달려 있다. 시민과 기업 모두 일부 교섭력을 가지고 있다면, C와 F 사이의 어느 점에서 합의하여 잉여(\(E^{max} - E^{min}\))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30의 P와 같은 점은 시민들이 마을 의회를 통해 공동으로 행동하여 기업이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소한 충족시켜야 할 최저 복지 수준을 강제할 수 있을 때 가능해 질 수 있다. 시민들이 함께 행동하면, 개별적으로 마을을 떠나겠다는 위협을 사용할 때보다 더 큰 교섭력을 갖게 될 것이다. 시민들은 그들의 개별적인 이주 조건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효용을 기업이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섭력은 양측의 유보선택지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집행 능력: 마을 회의는 기업에 배출 한도를 강제할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다.
• 검증 가능한 정보: 시민들이 배출 수준과 그 위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법정에 가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 이 경우에 기업은 P 점에 해당하는 합의된 배출 수준을 준수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 시민 합의: 마을의 시민들이 배출의 위험성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배출 한도를 입법화하고자 했던 선출직 단체장들이 재선에 실패할 수도 있다.
• 로비 활동: 기업은 시민들에게 그들의 건강 염려가 지나치거나, 그들의 건강 문제가 기업의 배출과는 별다른 상관이 없다고 설득할 수 있다.
• 법적 대응: 기업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수준의 배출량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