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원 기업과 노동자들

6.2 기업의 구조: 소유주,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

기업에서 행해지는 노동은 소유주, 경영자들에 의해 조정된다. 기업 소유주와 경영자들은 수행되어야 할 작업들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노동자들을 고용하며, 이들의 활동을 감독한다. 세계 최대의 소매기업인 월마트의 경영자들은 210만 명의 피고용인들의 활동을 총괄하는데, 이는 19세기 이전 세계역사에서 등장했던 그 어떤 군대보다도 더 많은 인원에 해당한다. 물론 월마트는 예외적일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그럼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많은 인원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그들간의 노동을 조정함으로써 이윤을 벌고 있다.

기업은 플래시몹처럼 자발적으로 모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의사결정 절차를 갖추고 내부 사람들에게 결정을 부과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다.

그림 6.1은 기업의 행위자와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은 기업 내 이사회(소유주),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과업을 할당함으로써 이사회가 결정한 기업의 장기전략을 실행한다. 각 경영자는 노동자들을 담당한다. 노동자들은 때때로 경영자가 모르는 것을 알고, 경영자들은 소유주들이 모르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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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1 기업의 행위자와 의사결정 및 정보 구조

기업 소유주가 장기전략을 결정한다: 이 그림은 기업 내 이사회(소유주),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할당함으로써 이사회가 결정한 기업의 장기전략을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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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유주가 장기전략을 결정한다

소유주는 이사회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생산할지에 관한 기업의 장기 전략을 결정한다. 소유주들은 경영자가 자신들의 결정을 실행하도록 지시한다.

경영자들은 필요한 작업에 노동자들을 배치한다: 이 그림은 기업 내 이사회(소유주),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할당함으로써 이사회가 결정한 기업의 장기전략을 실행한다. 각 경영자는 다수의 노동자들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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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들은 필요한 작업에 노동자들을 배치한다

경영자들은 이들 결정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업무에 노동자들을 배치하고, 작업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정보의 흐름: 이 그림은 기업 내 이사회(소유주), 경영자, 그리고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경영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할당함으로써 이사회가 결정한 기업의 장기전략을 실행한다. 각 경영자는 다수의 노동자들을 담당한다. 노동자들은 때때로 경영자가 모르는 것을 알고, 경영자들은 소유주들이 모르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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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흐름

위로 향하는 녹색 화살표들은 정보의 흐름을 표시한다. 노동자들은 자주 경영자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고, 경영자들은 소유주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이 화살표들은 점선으로 표시되었다.

비대칭적 정보, 정보의 비대칭성
경제적 상호작용 과정에서 당사자들 모두에게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알려져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 이와 관련하여 역선택, 도덕적 해이를 참조하라.

점선으로 그려진 녹색 화살표는 각 위계 수준들 사이(소유주와 경영자 사이 그리고 경영자와 노동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보여준다. 소유주나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알고 있는 혹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의 지시나 명령(아래로 향하는 회색 화살표)이 반드시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 내부의 상호작용과 시장에서의 상호작용의 비교

기업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은 차원에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다르다.

  •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권력이 분산된다. 구매와 판매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의 결과이다. 시장에서 “주문”이란 판매자들이 원할 경우 거절할 수도 있는 구매 요구이다.
  • 기업 내에서 권력은 소유주와 경영자 손 안으로 집중된다. 이들은 지시를 내리고 노동자들이 그 지시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 내에서 “주문”은 곧 명령이다.

예를 들어 제과점은 고객에게 “아침 8시에 나와서 케익 두 개를 하나에 €1가격으로 구입하라”라고 문자를 보낼 수 없다. 특가 혜택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가게에 나오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우리가 무언가를 구입하거나 판매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자발적으로 행해진다. 우리는 가격에 반응하는 것이지 명령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과점은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출근하여 경영자의 명령을 따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은 어떤 이가 다른 이들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로널드 코즈(Ronald Coase)는 기업을 여러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무대로 보는 연구의 초석을 쌓았던 경제학자인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만일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이 Y부서에서 X부서로 이동한다면, 그것은 상대가격이 변동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두드러진 특징은 가격 메커니즘의 억제이다. (<기업의 본질> (The Nature of the Firm, 1937))1

코즈는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기업을 사적으로 소유된 중앙집중적 계획경제의 축소판이라고 비유했다. 기업이 갖고 있는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는 많은 공산주의국가들(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경제 전반에 걸친 중앙집중화된 생산방식을 닮았다.2

경제학자들의 견해가 수렴할 때 기업과 고용된 노동자들에 대한 코즈와 마르크스의 견해

극작가였던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는 농담으로 “만일 모든 경제학자들을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늘어 놓는다면 그들은 하나의 결론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완전한 진실은 아니다.

놀랍게도 살았던 세기도 다르고 정치적 지향도 달랐던 두 경제학자가 기업과 노동자를 이해하는 데 유사한 방식을 제시했다.

19세기 마르크스는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교환에 참가하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상호작용 방식과, 기업에서 고용주가 명령을 하고 노동자가 그것을 따르는 상명하달식 상호작용 방식을 비교했다. 그는 시장을 “천부인권으로 가득한 참된 낙원”이라고 불렀지만, 기업 소유주는 “가능한 최대한 노동을 착취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2013년 로널드 코즈(Ronald Coase)가 세상을 떠났을 때 포브스지(Forbes)는 그를 “많은 위대한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자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라고 묘사했다. 포브스지의 모토는 “자본주의의 도구”이고 시카고 대학교는 보수적 경제사상의 중심지라는 평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즈는 마르크스처럼 기업의 계약관계에서 권위가 가지는 핵심적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체결하는 계약의 성격에 주목하자… 그들은 일정한 보수에 대한 대가로 기업가의 지시를 따르는 것에 동의한다. (<기업의 본질> (The Nature of the Firm, 1937))

코즈는 자신과 동시대인이었던 D. H. 로버트슨(D. H. Robertson)가 기업을 묘사하면서 쓴 구절, 즉 “무의식의 협력이라는 대양에 흩어져 있는 의식적인 권력의 섬들”이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도대체 왜 기업이 존재하는지를 이해하려고 했다.

주의 깊은 경험적 관찰을 통해 추론을 진행시킨 결과 두 사람은 모두 기업 내 위계에 관한 비슷한 이해에 도달했다. 물론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관찰 결과에 대해서는 상이한 견해를 가졌다. 코즈는 기업의 위계가 사업 상 비용절감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에 대한 소유주 및 경영자의 강제적 권위가 피고용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코즈와 마르크스는 동일한 아이디어로 경제학을 발전시킨 셈이다.

확인문제 6.2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다음 서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칼 마르크스와 로널드 코즈는 유사한 방식으로 기업과 그 노동자들을 이해하는 데 이르렀다.
  • 마르크스에 따르면 시장을 정의하는 특성은 한 쪽이 다른 쪽에 대해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다.
  • 칼 마르크스는 기업 내에서 작동하는 권위구조의 이점에 대해 강조하였다.
  • 로널드 코즈는 기업 내에서 작동하는 권위구조의 이점을 강조하였다.
  • 칼 마르크스와 로널드 코즈는 모두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기업을 위계로 이해하고 있었다.
  • 마르크스는 어떻게 시장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이와 반대로 권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에 대한 소유주와 경영자의 강제적 권위가 피고용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 코즈는 특히 기업 내에서 작동하는 권위 구조가 가져오는 이득을 강조했다.

계약과 관계

고용지대는 얼마나 큰가?

고용계약
생산자가 그들의 고용주를 위해 노동한 시간에 대해 급여가 지불되는 시스템.

자동차 매매계약은 소유권의 이전이다. 이를 통해 새 소유주는 그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이 그 차를 사용하는 것을 배제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 그 차를 다시 팔 수도 있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고용계약 하에서 피고용인은 고용주에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도록 지시할 권리와 근무 중 시간 사용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위를 넘겨준다. 이 계약은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다. 소유권을 넘겨주는 경우라면 그것은 노예제가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보자.

  • 시장에서 판매되는 생산물 계약의 경우, 그 재화의 소유권은 영구적으로 판매자로부터 구매자에게로 이전된다.
  • 노동계약의 경우 개인의 행위에 대한 권위가 일시적으로 피고용인으로부터 경영자 혹은 소유주에게로 이전된다.

고용계약에서는 노동자는가 자신이 일한 시간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그들의 보상은 그들이 작업과정에서 수행한 작업에 따라 지불되는 것이 아니다.

고용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과 다음 두가지 점에서 다르다.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곳을 둘러본다. 우리와 개별 판매자 혹은 개별 구매자 사이의 상호작용은 단기간적이며 때로는 반복되지 않는다. 반면 고용계약은 전형적으로 장기적 관계로 수 년, 수십 년, 혹은 평생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그림 6.2를 보면 2021년 기준 36개국 피고용인의 42%가 현재 고용주와 10년 이상 고용계약을 이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막대 그래프는 현재 일자리 기준 근속 기간 기준 노동자의 분포를 보여준다. 데이터는 근속 기간과 피고용인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1개월 미만 비율이 2%이고, 1개월과 6개월 사이 비율은 8%이다. 6개월과 12개월 사이 비율은 7%이다. 1년과 3년 사이 비율은 13%이다. 3년과 5년 사이 비율은 12%이다. 5년과 10년 사이의 비율은 14%이다. 10년 이상 비율은 4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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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2 근속 기간 분포(2021)

Calculations based on OECD. Employment by job tenure intervals – persons. 2023년 1월 접속해서 얻은 자료임.

불완전계약
교환 당사자(혹은 타인)의 이해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교환의 모든 측면들을 적시할 수 없고, 따라서 그 이행이 법원(혹은 제3자)에 의해 강제될 수 없는 계약.

두 번째 차이는 고용계약은 불완전계약이라는 점이다. 고용계약은 계약 당사자들이 관심을 갖는 모든 사안들, 예를 들어 피고용인이 얼마나 열심히 잘 일할지, 혹은 피고용인이 직장을 그만두고 떠날지, 혹은 고용주가 그들을 해고할지 등에 관한 사항들을 포괄하지 않는다.

다음 절에서 우리는 이들 차이들에 대한 이유를 검토할 것이다.

연습문제 6.1 조직의 구조

그림 6.1은 전형적인 기업의 행위자와 의사결정 구조를 보여 준다.

  1. 구글, 위키피디아, 그리고 가족농장, 이 세 개 조직의 행위자와 의사결정 구조는 그림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기업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가?
  2. 그림 6.1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들 세 조직 각각을 대표하는 조직 구조도를 그려 보자.

확인문제 6.3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아래 서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노동계약은 피고용인으로부터 고용주에게로 피고용인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시킨다.
  • 제품의 판매계약과 비교했을 때 고용계약은 전형적으로 장기적이다.
  • 노동계약에서는 계약의 한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에 대해 명령을 내릴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은 판매계약의 경우 존재하지 않는다.
  • 기업은 피고용인에게 권력을 분산시키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 이 경우는 노예제에 해당할 것이다. 고용계약은 기업이 정해진 시간 동안 피고용인들의 활동을 지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 그림 6.2가 보여주듯이 많은 나라들에서 대부분의 고용계약은 1년 이상 지속된다. 그리고 36% 가량의 피고용인들은 같은 곳에서 10년 넘게 일한다.
  • 노동계약은 고용주가 피고용인들의 활동을 지시할 권한을 부여한다. 반면 판매계약은 소유권을 이전하며 일단 소유권이 이전된 이상 상대방의 행동을 구속하지 않는다.
  • 기업에서는 고용주와 경영자의 수중에 경제적 권력이 집중된다.  
  1. Ronald H. Coase. 1937. “The Nature of the Firm”. Economica 4 (16): pp. 386–405. 

  2. Ronald H. Coase. 1992. “The Institutional Structure of Production”. American Economic Review 82 (4): pp. 7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