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단원 시장의 성공과 실패: 사적 결정의 사회적 효과
10.4 문제 해결: 규제, 조세, 그리고 보상
1992년 유엔 리우 선언에 따르면, “국가 당국은 공익에 대한 마땅한 고려와 국제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원칙적으로 오염자가 오염비용을 부담해야한다는 접근법을 감안하여, 환경 비용의 내부화와 경제적 도구의 사용을 증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코즈식 협상이 위보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어민들에게 깨끗한 물에 대한 초기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오염자 부담 원칙을 확립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이 비현실적이고 사적 합의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수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위보킬을 사용하지 않고는 바나나를 재배할 수 없다는 가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정부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수준으로 바나나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 바나나 생산량의 규제
- 바나나의 생산 또는 판매에 대한 과세
- 어민이 부담한 비용에 대한 강제보상
이러한 정책은 파레토효율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고 효율성 증진 정책을 추구할 수단과 의지가 있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하지만, 사적 협상과 달리, 이러한 정책은 플랜테이션 농장이 강력한 유보적 지위(오염시킬 권리)를 갖고 80,000톤의 바나나를 생산했던 초기 배분 상태에서 파레토개선을 이루지는 못한다. 초기 배분 상태와 비교할 때, 세 가지 정책은 어민(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정부)의 후생을 개선시키는 반면, 플랜테이션 농장의 이윤은 감소한다. 각각의 정책에서, 오염자가 비용을 지불한다.
규제
정부는 전체 바나나 생산량을 파레토효율적 수준인 38,000톤으로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겉보기처럼 단순하지 않은데, 플랜테이션 농장들의 규모와 산출량이 서로 다르다면 각 농장에 정확한 할당량을 결정하고 집행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배분과 비교할 때, 이 정책은 어민이 부담하는 오염의 비용을 줄이지만, 플랜테이션 농장의 이윤은 감소시킨다. 플렌테이션 농장은 38,000톤과 80,000톤 사이에서 바나나 생산량 1톤 당 잉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과세
그림 10.4는 사적 한계비용과 사회적 한계비용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B점의 파레토효율적 산출량 수준에서 외부적 한계비용은 다음과 같다.
\[\text{MEC} = \text{MSC − MPC} = $400 - $295 = $105\]1톤당 바나나의 가격은 400달러이다. 정부가 생산된 바나나 1톤 당 105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면, 생산자의 세후 가격은 295달러가 될 것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후 가격이 사적 한계비용과 같아지는 생산량 수준을 선택할 것이다. 그림 10.4의 분석으로 이 정책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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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금은 가격이 보내는 메시지를 교정하여, 플랜테이션 농장주이 자신들의 결정이 야기하는 사회적 한계비용 전체를 직면하게 하고, 파레토효율적 선택을 하도록 이끈다. 플랜테이션 농장은 38,000톤의 바나나를 생산하고, 이 생산량 수준에서 어민에게 부과되는 한계비용과 세금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러한 접근은 이를 주장했던 경제학자 아서 피구(Arthur Pigou)의 이름을 따라 피구세로 알려져 있다.
조세의 분배적 효과는 규제의 효과와는 다르다. 어민에게의 발생하는 오염 비용은 같은 정도로 감소하지만, 바나나 이윤의 감소는 더 크다. 플랜테이션 농장이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것뿐만아니라 세금을 납부하고, 정부는 세금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강제보상
정부는 플랜테이션 농장주에게 어민이 부담하는 비용에 대한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바나나 1톤 당 보상은 사회적 한계비용과 사적 한계비용의 차이, 그림 10.5에서 두 선 간의 거리와 같을 것이다. 보상금이 포함되면, 플랜테이션 농장의 바나나 1톤당 한계비용은 사적 한계비용에 보상금을 더한 값이 되며, 이는 사회적 한계비용과 같다. 이제 플랜테이션 농장은 그림 10.5의 B점을 선택하여 38,000톤을 생산하고 이윤을 극대화할 것이다. 음영 처리된 영역은 지불된 총보상금을 나타낸다. 어민은 오염에 대해 완전히 보상받게 되며, 농장의 이윤은 바나나 생산의 실제 사회적 잉여와 같아진다.
그림 10.5 플랜테이션 농장이 어민에게 보상하도록 강제하다.
이 정책이 플랜테이션 농장의 이윤에 미치는 영향은 과세의 효과와 유사하지만, 농장으로부터 지불금을 받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어민이고, 이들의 후생이 개선된다.
클로르데콘 사례 진단 및 처방
우리의 모형에서 파레토효율적인 수준의 산출량 38,000톤을 계산할 때, 우리는 위보킬말고는 대안이 없으며 따라서 바나나 재배에 위보킬 오염이 불가피하게 수반된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 많은 바나나가 생산되고 있다고 진단을 내렸으며, 이에 입각해서 생산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검토했다. 하지만 과달루페와 마르띠니끄의 사례는 이와 다르다. 클로르데콘말고도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위보킬의 대안이 있었다면 산출량을 38,000톤으로 제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플랜테이션 농장이 다른 생산 방법과 그에 상응하는 이윤극대화 산출량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민의 후생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후생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문제는 바나나 생산이 아니라 클로르데콘의 사용이다.
시장실패는 클로르데콘의 사용으로 인해 어민에게 가해진 비용이 클로르데콘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고, 따라서 기업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은 “이 화학 물질을 사용해라.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높여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만약 가격에 그 사용에 따른 모든 외부비용이 포함되었더라면, 가격은 “하류에 미치는 피해를 생각해라. 그리고 바나나를 재배할 대안적 방법을 찾아라”라고 말할 만큼 높이 설정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랜테이션 농장이 어민에게 보상하는 정책은 오염을 덜 일으키는 생산 방식을 찾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했을 것이며, 원칙적으로는 이를 통해 마찬가지의 효율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두 정책은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바나나 생산에 과세하거나 바나나 생산을 규제하기보다, 플랜테이션 농장이 집중적인 클로르데콘 사용에 대한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클로르데콘의 판매나 사용을 규제하거나 여기에 과세하는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클로르데콘 단위 당 세금을 외부적 한계비용과 같게 부과하면 클로르데콘의 가격이 그 사회적 한계비용과 같아진다. 이렇게 되면 클로르데콘 가격은 올바른 메시지를 보낸다. 플랜테이션 농장은 클로르데콘이 초래할 모든 비용을 고려하여 생산 방법과 바나나 산출량을 결정한다. 바나나에 대한 세금으로 플랜테이션 농장의 이윤과 어민이 부담하는 오염비용이 감소한다. 이 결과는 플랜테이션 농장의 입장에서 더 낫고, 아마도 어민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클로르데콘은 1979년 처음으로 발암물질로 등재되었다. 그 외부비용은 우리가 다룬 위보킬의 사례보다 훨씬 높았는데, 어민의 생계뿐만 아니라 섬 주민의 건강도 해쳤기 때문이다. 사실, 클로르데콘을 사용하여 생산된 바나나의 사회적 한계비용은 시장가격보다 더 높았다. 따라서 플랜테이션 농장주들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완전한 보상을 해야 했다면, 클로르데콘 사용을 완전히 중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침내 1993년, 클로르데콘의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오염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으며, 토양에 미친 영향은 향후 700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마르띠니끄의 어민들은 프랑스 정부가 26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배정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포트 드 프랑스 항구를 봉쇄했다.
안타깝게도 클로르데콘의 경우 이러한 해결책 중 그 어느 것도 20년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과달루페와 마르띠니끄의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클로르데콘이 남긴 결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993년에 되어서야 정부는 클로르데콘의 사회적 한계비용이 너무 높아서 완전히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경제 2.0: 거시경제학>에서 경제에서 발생하는 많은 비효율적이고 불공정한 결과를 다시 다룬다. 거기서는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결과들이 왜 지속되는지를 묻는다.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피구세, 규제, 보상의 효과성은 한계가 있다. 코즈식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한계비용을 측정하기 어렵다. 기업의 사적 한계비용을 알려질 수 있지만, 개인 또는 사회 전체에 대한 사회적 한계비용을 측정하기는 더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파레토효율적 결과를 찾거나 보상을 공정하게 배분하기 어렵다. 정부가 더 강력한 집단(우리의 사례에서는 플랜테이션 농장주)을 선호하여, 불공정한 파레토효율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위대한 경제학자 아서 피구

아서 피구(Arthur Pigou, 1877–1959)는 후생경제학에 주목한 최초의 신고전파 경제학자 중 한 명이었다. 후생경제학은 전체로서의 사회의 후생이라는 관점에서 자원배분을 분석한다. 피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 하던 중 역사, 언어, 도덕과학 분야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경제학에 수여되는 학위가 없었다. 그는 알프레드 마셜의 제자가 되었다. 피구는 젊었을 때 외향적이고 활기찬 사람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의 경험, 또 전쟁 중 구급차 운전사로서이 경험과 자신의 건강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강의와 산책을 제외하고는 사무실에 숨어 사는 은둔자가 되었다.
피구의 경제 이론은 주로 사회의 선을 위해 경제학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며, 이것이 그가 때때로 후생경제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슘페터는 그의 저서 <부와 후생>(Wealth and Welfare)을 가리켜 “기본적으로 이론가인 연구자가 시도한 가장 위대한 노동경제학적 모험”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은 그의 후기 저작인 <후생경제학>(The Economics of Welfare)의 기초가 되었다. 이 두 책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후생 간의 관계를 정립했다. 피구는 행복과 복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정치적 자유와 상대적 사회적 지위와 같은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도 인식했다.1 2
피구는 사적 기업 또는 개인의 이해관계가 사회의 이해관계와 분화될 때, 오늘날 우리가 외부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어나고, 그때는 자원의 재배분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그는 과세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피구세는 생산자들이 자신의 의사결정에 따른 진정한 사회적 비용을 직면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케인즈의 <일반이론>의 온라인 버전에서 피구에 대한 그의 비판을 찾아볼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마셜의 새로운 경제학파의 계승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구와 케인즈가 항상 의견이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케인즈의 저서 <고용, 이자,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는 피구의 <실업론>에 대한 비판이 실려 있는데, 피구 역시 케인즈의 논평에 비판적으로 대응했다.실업론>
20세기 상당 기간 동안 간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구의 연구는 노동경제학과 환경정책 분야로의 길을 닦았다. 피구세는 1960년대까지 거의 인정받지 못했으나, 이후 오염과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되었다.
연습문제 10.3 피구의 아이디어와 환경정책
다음 논문 “21세기의 피구: <후생경제학> 출간 100주년에 붙여” ’의 1절부터 3절까지는 피구의 경제학에 대한 공헌을 다루고 있다. 이를 읽고,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특히 3절에서 피구세 과세의 구체적인 사례(독일의 탄소 가격 개혁과 EU 배출권 거래제(ETS))를 참고하라.
- 정책 입안자들이 실제로 피구세를 시행할 때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는가?
- 실제로 시행된 세금이 피구가 제안한 이론적 요건(즉, 생산자들이 자신의 의사결정으로 인한 진정한 사회적 비용을 직면하는 것)을 정확하게 충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연습문제 10.4 정책 비교
위에서 논의한 규제, 과세, 보상 조율이라는 세 가지 정책을 고려하자. 파레토효율성과 공정성이라는 준거를 사용해 각각의 장단점을 평가해 보라.
확인문제 10.4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야간 근무 간호사의 기숙사 옆에 로봇생산 공장이 있다. 그래프는 공장의 로봇 생산에 대한 사적 한계비용(MPC)과 사회적 한계비용(MSC)을 보여준다.
로봇 시장은 경쟁적이며 시장 가격은 340달러이다. 초기 생산량은 120이지만, 정부는 피구세를 사용해 이를 효율적인 수준인 80으로 낮추고자 한다. 다음 진술을 읽고 그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피구세는 세후 가격을 260달러로 낮춘다. 공장의 잉여는 MPC 선과 260달러 가격선 아래의 영역이다. 0.5 × 80 × (260 – 100) = $6,400.
- 피구세는 세후 가격을 340달러에서 260달러로 낮춰야 하므로 80달러이다.
- 코즈식 협상에는 소음의 감소와 함께, 공장이 간호사들에게 지불하는 보상금이 포함되므로 간호사의 후생이 더 개선된다.
- 간호사는 지불금을 받지 않지만 소음 감소라는 편익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