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원 게임의 규칙: 누가 무엇을 얻는가? 왜 그런가?
경제에서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할 때, 제도는 결과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들어가기 전에
이 단원은 4단원에서 다룬 경제적 상호작용 모형을 바탕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아직 4단원을 학습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4.2절에서 4.4절까지 소개되고 있는 게임이론을 소개하는 부분, 4.5절의 파레토기준과 파레토효율성에 관한 부분, 그리고 4.11절의 최후통첩게임을 소개하는 부분은 읽어야 한다.
또한 이 단원에서 전개하는 모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2절에서 3.5절까지에서 설명한 무차별곡선 및 실행가능집합을 이용한 제약하에서의 선택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히고 있어야 한다.
5.1 해적들의 경제학
어쩌면 여러분의 먼 조상 중 한 명은 블랙비어드(Blackbeard)나 캡틴 키드(Captain Kidd)와 같은 해적과 함께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이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바살러뮤 로버츠(Bartholomew Roberts) 선장이 지휘하는 해적선 <로열 로버호>(Royal Rover)의 일원이 되려면 해적선의 서면 헌법에 동의해야 했다. 그림 5.1이 보여주는 것처럼 ‘<로열 로버호>의 규약’이라는 서면 문서는 해적들의 행동 규칙과 해적들이 보장받았던 여러 권리들을 명시하고 있다.1

그림 5.1 ‘<로열 로버호>의 규정’의 예
Peter T. Leeson. 2007. ‘An-arrgh-chy: The Law and Economics of Pirate Organization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15 (6): pp. 1049–94.
<로열 로버호>와 그 규정은 이 배에만 해당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의 유럽 해적시대의 전성기 동안, 대부분의 해적선에는 선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보장해 주는 서면 규약이 있었다. 선장들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되었다(규약에 따르면 “다수에 의한 투표로 선장의 지위를 획득함”이라고 되어 있다). 선장들 투표로 해임되기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전투에서 보인 비겁함이었다. 선원들도 자신들 중 한 명을 갑판수로 선출하였으며, 이렇게 선출된 갑판수는 전투 중이 아닐 때는 선장의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누군가 해적선에서 망을 보는 역할을 했고 이후에 전리품으로 포획될 배를 최초로 발견했다면, “배당금에 더해, 배에 있는 최고의 권총 한 쌍”을 보상으로 받았다. 만약 전투 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면, 규정에 따라 부상에 대한 보상이 보장되었다. 선원들은 다인종,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선원들은 약 4분의 1이 아프리카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주로 미국인을 포함한 유럽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결과, 해적 선원들은 때로는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한 집단이 되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한 관찰자는 해적들이 “사악하게 단결하고 있고, 규약으로 단단히 결속되어 있다”고 말했다. 해적선에 포획된 상선의 선원들도 종종 자신들을 납치한 해적들의 “악당 공화국”에 기꺼이 합류했다.
또 다른 논평자는 “우리가 인류의 수치라고 … 부르는 이 사람들은 모든 악에 물들었으면서도… 자기들끼리는 철저히 정의로웠다”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만약 이 해적들이 최후통첩게임(4.11절)의 응답자였다면, 그들은 파이의 절반 이하의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다!
-
Peter T. Leeson. 2007. ‘An–arrgh–chy: The Law and Economics of Pirate Organization’.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15 (6): pp. 1049–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