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기 : 희소성, 웰빙, 그리고 노동시간
3.9 노동시간과 시간에 따른 그 변화를 이해하기
- 산업혁명
-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 혁신과 조직 변화의 물결로, 농업 및 수공업 기반 경제를 상업 및 산업 경제로 탈바꿈시켰다.
1600년 평균적인 영국 노동자는 266일 동안 일을 했다. 이 통계는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단원에서 설명한 대로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고 노동시간도 늘어나 1870년에는 318일이 되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농업에서 제조업 일자리로 이전한 많은 노동자들에게서 노동시간이 증가하였다. 1865년에 미국은 노예 제도를 폐지했고, 노예였던 사람들은 자유로워지면서 일을 훨씬 덜 했다. 노동시간은 점차 감소했다. 그림 3.15는 19세기 후반 이후 많은 국가에서 노동시간이 어떻게 단축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일부 국가에서는 50% 이상 단축되었다(비교를 돕기 위해 영국을 두 차트 모두에 포함시켰다).
그림 3.15 노동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비농업 노동자, 1870~2017)
M. Huberman and C. Minns. 2007. ‘The times they are not changin’: Days and hours of work in Old and New Worlds, 1870–2000’.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 44 (4): pp. 538–567.; Penn World Tables 10.0. 2021.
앞서 구축한 단순한 모형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다 설명할 수 없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가정은 문화나 정치와 같은 중요한 요인을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모형에서 일정하다고 가정한 것들이 현실에서는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형이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 지는 질문해 볼 수 있다. 노동시간의 감소가 임금 인상에 대한 반응일 수 있는가?
그림 3.16은 1900년과 2020년 미국 노동자의 하루 동안의 자유시간과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재화의 양(금액)을 추정한 두 점을 나타내고 있다. A와 D를 지나는 예산제약의 기울기는 1900년과 2020년의 실질임금(시간당 임금으로 구입가능한 재화)이다. 예산제약은 이 점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자유시간과 재화의 실행가능집합을 보여준다. 그런 다음 노동자들이 실제로 일한 노동시간을 선택하게 만들었을 무차별곡선을 생각해 보자. 물론 무차별곡선을 직접 측정할 수는 없다. 다만 노동자들의 행위를 보고 그들의 선호가 어떠했을지 최선의 추측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 단원에서 구축한 모형은 A점에서 D점으로 변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는 그림 3.13b로부터 임금 인상은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안다. 이 경우에는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를 압도해서 자유시간과 소비된 재화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3.16은 그림 3.13b에서 보여준 두 효과의 분해를 실제 역사에 간단히 적용해 본 것이다.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를 확인하려면 각 단계를 수행해 보자.
이와 같은 추론 방식으로 다른 역사적 데이터도 설명할 수 있을까?
먼저, 노동시간과 임금이 모두 상승했던 1870년 이전 시기의 영국의 경우,
- 소득효과: 1870년 이전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수준에 머물고 있을 때는, 임금 상승으로 더 많은 소비가 가능해 졌지만 소비 대신 자유시간을 늘리려는 의향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즉, 소득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 대체효과: 그러나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증가했고 더 많은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은 이전보다 더 많은 재화의 형태로 보상을 받았고, 이는 더 오랜 시간 일할 유인을 증가시켰다.
- 대체효과가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1870년 이전에는 음의 대체효과(자유시간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양의 소득효과(자유시간을 증가시키는 효과)보다 컸기 때문에 노동시간은 증가하였다.
20세기 동안 임금은 오르고 노동시간은 감소했다. 모형은 이런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소득효과: 19세기 후반 무렵에는 노동자들의 소비수준이 높아져 자유시간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고(즉 한계대체율이 상승했고), 그 결과 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소득효과가 커졌다.
- 대체효과: 1870년 이전 시기와 동일하게 작용하였다.
- 이제는 소득효과가 지배적이게 되었다: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를 압도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시간은 감소하였다.
평생에 걸친 노동: 미래에 일을 얼마나 할 것인가?
고소득 경제가 되면서 생애 전반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역할이 줄어드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더 늦은 나이에 일을 시작하고, 은퇴 후에 더 오래 살며, 일하는 동안 일터에서 더 적은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사학자 로버트 포겔(Robert Fogel)은 출퇴근과 가사노동까지 포함하여 생애 전체에 걸친 총노동시간을 추정하였다. 이 데이터는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평균 유급노동시간 데이터와는 다르다.
포겔은 과거의 생애 노동시간과 여가시간을 추정하였고, 이를 근거로 2040년의 노동과 여가시간을 예측하였다. 그는 하루 자유재량시간을 24시간에서 생물학적 유지활동(수면, 식사, 개인 위생)에 필요한 시간을 뺀 것으로 정의하고, 여가시간을 재량시간에서 노동시간을 뺀 시간으로 계산하였다.1
그림 3.17 추정된 생애 노동시간과 여가시간(1880, 1995, 2040)
R. W. Fogel. 2000. The Fourth Great Awakening and the Future of Egalitarianism.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그는 1880년에는 생애 여가시간이 생애 노동시간의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던 것이 1995년에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여가시간이 노동시간을 초과하였다. 그는 2040년이 되면 생애 여가시간이 노동시간의 3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의 추정치는 그림 3.17에 나와 있다.
케인즈가 그랬듯이 포겔도 미래의 노동시간 감소를 과대 추정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술혁명이 가져 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보통 사람의 삶에서 노동의 역할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그의 주장은 확실히 옳다.
확인문제 3.11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그림 3.16은 1900년과 2020년 미국의 노동공급과 소비를 모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임금률은 두 시기 사이에 증가하였다. 다음 진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대체효과는 오직 예산제약의 기울기 변화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다. A에서 D로 이동하는 것은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가 결합된 효과이다.
- 소득효과는 소득 증가가 자유시간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으로 예산제약이 바깥쪽으로 평행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A에서 C로 이동하는 것은 소득효과에 해당한다.
- 무차별곡선이 보여주듯이 임금 상승으로 인한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커서 전체적으로 자유시간이 증가하고 노동시간은 감소했다.
- 지금과 다른 무차별곡선이라면, 대체효과가 소득효과보다 더 컸을 수 있으며, 그랬더라면 1900년과 2020년 사이에 자유시간이 감소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연습문제 3.9 희소성과 선택
- 희소성과 선택 모형은 20세기 동안 관찰된 노동시간의 변화 추이에 대해 타당한 설명을 제공하는가?
-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요인 중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요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겠는가?
- 케인즈가 1930년 당시 백 년 후에는 주당 노동시간이 15시간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을 기억해 보자. 그가 예측한 만큼 노동시간이 변하지 않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람들의 선호가 바뀐 것인가? 이 모형은 노동자가 얼마의 노동시간을 선택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많은 피고용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래 일한다고 생각하는가?
- 케인즈는 자신의 논문에서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종류의 경제적 필요 혹은 욕구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동료 인간의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절대적 필요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우월함에 대한 욕구”라 불렀던 상대적 필요다. 만약 상대적 필요가 더 중요해지면, 노동시간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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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William Fogel. 2000. The Fourth Great Awakening and the Future of Egalitarianism: The Political Realignment of the 1990s and the Fate of Egalitarianism.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