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원 기업과 노동자들

6.4 일자리 찾기와 빈자리 채우기

대학 졸업 후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를 찾는가? 미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아래와 같은 방식은 어떤가?

아침 일찍 일어나 거리 모퉁이나 직업 소개소에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길 기다릴 수도 있다. 만일 운이 좋아 거기 모인 사람들 가운데에서 무작위로 뽑히거나, 또는 다른 사람보다 더 낮은 시급으로 일할 의향이 있다면, 몇 시간 혹은 하루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건설현장에서 일하거나 창고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일을 하거나 아니면 청소 업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운이 나빠 하루를 공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마도 하루가 끝날 무렵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오늘 할 일을 얻지 못했다면 아마도 내일은 한 시간 더 일찍(말하자면 오전 4시에) 일을 찾기 위해 나설 결심을 할지도 모른다.

“일용직” 용역 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 빵 한덩이, 티셔츠, 그리고 캔 콜라와 화폐가 거래되는 일반 소비재 거래 시장을 닮았다. 이런 시장에서는 구매자는 구매하는 재화를 누가 생산했는지 신경쓰지 않으며, 판매자도 마찬가지로 누군가 구매해 준다면 그게 누구인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거래되는 재화가 노동 서비스라면 그러한 시장 유형은 구매자(고용주)와 판매자(피고용인)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럼에도 전세계 수백만의 노동자들이 이런 유형의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통상 이들의 교육수준은 낮고 일부는 이민 노동자이며 다수가 취약계층 출신이다. 고용주들은 저임금 및 열악한 노동조건을 유지해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고용주, 일자리, 그리고 노동자간 적절한 매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생산성은 낮을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들은 자주 그들의 숙련에 부합하지 않거나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작업에 배치될 수 있고,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일을 배우거나 동료 작업자를 잘 아는 것이 필요한데 다른 작업으로 옮겨다니느라 그럴 만한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들은 하루가 끝날 때 지급받는 급료 이상으로 열심히 일할 유인이 없으므로 면밀히 그들의 노동을 감시해야한다.

노동자와 일자리 사이의 매칭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잦은 이직(하나의 매칭에서 다른 매칭으로 옮겨가는 것)이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초래하는 비용은 대부분의 노동시장이 소비재시장과 왜 그렇게 다른가를 설명해준다.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 장기적 관계가 형성될 때 그로부터 이득을 얻는다.

한 가지 이유는 노동자들은 이질적이고 또 기업도 이질적이라는 데 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들의 숙련과 능력은 다르기 마련이고 자신들이 행하는 작업에 대해 내리는 평가도 노동자들마다 다르다. 고용주도 마찬가지인데, 회사의 위치도 다르고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노동시간, 작업환경 그리고 비임금부가급여 수준도 차이가 난다. 만일 양자 모두 서로 적합한 매칭을 발견한다면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둘째, 고용관계가 진전되면서 노동자나 경영자는 실행을 통한 학습을 거쳐 일을 더 잘하는 데 필요한 숙련을 계발할 수도 있고, 일하는 과정에서 동료들과(경우에 따라서는 고객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경영자는 노동자의 강점과 약점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를 적합한 업무와 팀에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작업동료 중 일부는 동료가 된다.

관계특수적 자산
자산이란 소유될 수 있으며 가치를 갖는다. 자산이 어떤 특정한 경제적 관계(예를 들어 한 기업이 다른 기업과 맺는 하청계약)안에서만 가치를 가질 때 그 자산을 관계특수적 자산이라고 부른다. 관계특수적 자산에는 한 사람이 특정한 기업에 고용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만 가치를 갖게 되는 지식이나 숙련 등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특수적 자산을 참조하라.
기업특수적 자산
자산이란 소유될 수 있으며 가치를 갖는다. 만일 자산이 오직 특정한 기업에서만 가치를 갖는다면 그 자산을 기업특수적 자산이라고 한다. 기업특수적 자산에는 한 사람이 특정한 기업에 고용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만 가치를 갖게 되는 지식이나 숙련 등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하여 관계특수적 자산을 참조하라.

경제학자 올리버 윌리엄슨(Oliver Williamson)은 이렇게 형성된 숙련, 네트워크, 그리고 우정을 관계특수적 자산 혹은 기업특수적 자산이라고 명명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피고용인이 특정 기업 내에서 고용을 계속 유지해야만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만일 관계가 종결된다면 이 자산들의 가치는 양자 모두에게서 소멸된다. 따라서 노동자와 경영자를 계속 고용 유지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만일 누군가가 기업을 떠난다면 적당한 대체인력을 충원하고, 이들의 능력을 발굴해내고, 직무의 특정 측면들에 대한 입문 및 훈련을 제공하는 데에 비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새 피고용인이 이전 사람만큼 숙달되기 전까지 기업은 생산성 손실을 입게 된다.

잃을 것이 많은 것은 노동자 쪽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동네 식료품 가게가 내일 문을 닫는다면 구매자 입장에서 어떤 생활상의 변화가 있을지 상상해 보자. 먼저 새로운 쇼핑 장소를 찾아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 원하는 물건이 어느 진열대 있는지를 찾아 내는 데 몇 분의 시간을 써야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지금껏 일해 왔던 기업이 도산한다면 노동자에게 닥치게 될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크다. 직장 동료들 사이의 인맥과 우정을 잃게 될 것이고, 그 동안 축적해 온 기업특수적인 사회적, 기술적 숙련이 모두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면 여러 달이 걸릴 것이고, 어쩌면 새로운 도시로 이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녀들도 친구들과 헤어져야 할 것이다.

매칭시장
구별되는 두 집단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시장. 거기서 한 쪽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갖으며 상대 집단에서 특정한 조건을 갖는 사람들과 매칭되었을 때 그로부터 이득을 얻는다. 예를 들어 노동시장에서 기업과 노동자는 매칭시장에서 서로 만난다고 이해할 수 있으며, 남녀도 소위 결혼시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서로 만난다. 매칭시장은 때로는 양면시장이라도 알려져 있다.

노동시장은 매칭시장이다. 시장거래의 한 편에 속한 사람은 자신과 맺어질 다른 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이 점은 빵이 거래되는 시장과 상이하다. 제빵사는 정확히 누가 자신의 빵을 구입해가는지에 별로 관심이 없다. 또한 소비자도 어디서 그 빵을 구입하는지에 관해서 관심이 없다. 그러나 노동시장에서 고용주는 단순히 “노동하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며 예비 피고용인 역시 단순히 “하게 될 일”을 탐색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와 일자리가 각각 어떤 속성들을 가졌는지는 시장의 양 쪽 당사자들 모두에게 중요하다. 때때로 사람들은 이와 유사한 경우로 “결혼시장”을 언급하기도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식료품 시장에서 우유 한 통을 사듯이 결혼하지 않는다. 결혼시장은 배우자로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속성들을 갖고 있는 특정한 개인과의 결혼이 성사되는 곳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우자와의 관계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 혹은 희망한다.

고용 흐름: 매칭의 성사과 단절

노동자들도 서로 다르고 기업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잠재적 매칭 가능성을 탐색하고 상대가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장기계약으로 들어가기 전에 양쪽 모두 상대방에 대하여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기를 원한다. 이 매칭은 충분히 좋은가, 아니면 더 나은 상대를 찾기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나?

그림 6.3은 노동시장에서 매칭이 성사되고 이후 매칭이 끊길 때 발생하는 흐름들을 보여준다.

V개의 공석 일자리와 U명의 실업노동자가 있다. 채용이 이루어지면 고용노동자는 N명이고 충원된 일자리 수도 N개가 된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사이를 오갈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여전히 N명의 고용노동자와 N개의 충원 일자리가 남게 된다. 또한 노동자는 노동시장을 떠날 수 있거나 혹은 일자리가 소멸될 수도 있다. 퇴직과 해고가 발생할 경우 공석 일자리와 실업노동자가 생겨난다.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공석 일자리가 생겨날수도 있고, 신규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실업노동자가 생겨날 수도 있다.
전체화면
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6-firm-and-employees-04-finding-jobs.html#그림-6-3

그림 6.3 노동시장 흐름: 노동자와 일자리

만일 실업자가(그림의 제일 오른쪽 상자) 일자리 공석을 가진 기업을 만나고, 노동자와 기업 각각이 상대방과 고용조건에 만족한다면 채용이 이루어진다. 즉 매칭이 성사된다. 이제 이 둘은 그림에서 고용노동자/충원된 일자리 상자로 이동한다. 이러한 매칭은 한 쪽이나 다른 쪽이 계약을 종료할 때까지 지속된다. 노동자는 다른 일자리를 발견할 수도 있고(이 경우 현재 충원된 일자리 수는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다) 혹은 다른 일자리를 찾기 위해 퇴사하거나 아니면 아예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 기업은 노동자의 작업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계약을 종결할 수 있고, 더 이상 자신의 작업에 노동자가 필요하지 않거나 기업이 도산하게 되면 일자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현행 매칭이 단절된 노동자와 기업은 각각 다시 실업자(U)와 일자리 공석(V)을 나타내는 상자로 재진입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탐색한다.

경제활동인구

경제활동인구는 두 개의 그룹으로 구성된다.

  • (자영업을 포함하여) 고용상태에 있는 사람들
  •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 고용되지 못하였지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탐색하고 있는 생산가능연령의 개인들

이 두 집단 바깥에 위치한 이들은 “경제적 비활동 인구” 혹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그림 6.4는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동안 유럽연합 내 노동자의 흐름을 보여준다. 2021년 말 경에는 생산가능인구의 65% 가량이 경제활동인구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고용 상태였지만 그 가운데 3.6%는 실업상태로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3개월 이후 수백만 노동자들의 노동시장 내의 지위가 변경되었다. 대략 7백만명이 더 이상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없었는데 일부는 이제 실업자로, 다른 일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옮겨가게 되었다. 동시에 이전 시기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 상태에 놓여 있었던 9백만명이 고용 풀로 진입하게 되었다.

EU의 경우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사이 15세-74세 연령 가운데 1억9천2백5십만 명이 고용되었고, 7백2십만 명은 실업상태였으며, 1억9백만 명은 비경제활동인구였다. 고용노동자 2백3십만 명이 실업자가 되었다. 실업자 3백3십만 명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5백4십만 명이 고용되었다. 고용노동자 4백7십만 명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3백8십만 명이 실업자가 되었다. 실업자 3백6십만 명이 다시 고용되었다.
전체화면
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6-firm-and-employees-04-finding-jobs.html#그림-6-4

그림 6.4 2021년 4분기에서 2022년 1분기 사이 EU 노동시장 흐름

확인문제 6.5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노동시장에 관한 아래 문장들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노동의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장기계약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이득을 얻는다. 
  • 노동시장은 일종의 매칭시장인데 왜냐하면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상대방의 특성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 어느 기업이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기업특수적 자산의 사례에 해당한다.
  • 노동자와 기업 사이의 매칭이 단절되었을 때 노동자는 실업자가 된 것으로 간주된다. 
  • 기업에게 반복해서 새로운 노동자를 대체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노동자들에게도 새로운 직장으로 계속 옮겨 다니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기존 작업 현장에서 사용되던 숙련이 더 이상 의미 없게 될 수 있고,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에 맺었던 관계들이 모두 단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매칭시장의 주요한 특징은 시장의 양 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과 매칭될 다른 쪽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기업특수적 자산이란 피고용인이 특정 기업 내부에 고용되어 있을 경우에만 가치를 지니는 숙련, 네트워크, 우정 등을 지칭한다.
  •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찾는가에 달려있다. 만일 노동자가 비활동적이 되거나 혹은 신규 일자리를 탐색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가 되기로 선택하였다면, 더 이상 그는 실업상태에 있다고 간주되지 않는다. 만일 노동자가 또다른 일자리로 바로 옮겨 간 경우도 실업자로 간주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