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기 : 희소성, 웰빙, 그리고 노동시간

3.4 실행가능집합

기회비용
어떤 행동을 선택할 때 차선의 대안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잃게 되는 것. 예: ‘나는 여름 동안 일을 하는 것보다 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 일자리는 지루하고 급여도 적었다. 즉 휴가를 가는 것의 기회비용은 낮았다.

카림의 선호를 통해 우리는 그가 소비지출과 자유시간 둘 다를 최대한 늘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카림이 모든 소비와 자유시간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그의 선택은 시간당 €30의 임금으로 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들에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그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가질수록 소비가 줄어든다. 즉, 자유시간은 기회비용을 갖는다. 더 많은 자유시간을 얻으려면 더 많이 소비할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카림의 총소비량은 그가 누리는 자유시간에 달려있다. 만약 임금 \(w\)에 \(h\)시간만큼 일한다면, 그의 소득은 \(y = wh\)이다. 따라서 만약 \(t\)시간의 자유시간을 갖는다면, 그는 하루에 \((24 − t)\)시간만큼 일할 것이고, 그의 최대 소비 \(c\)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c = w(24 - t)\]
예산제약
예산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조합을 나타내는 식.

이 식은 그가 구매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예산제약이라 불린다.

그림 3.6은 카림이 갖고 싶어 하는 두 재화를 나타내고 있다. 가로축이 자유시간(\(t\))을 그리고 세로축은 소비(\(c\))를 나타낸다. 그림 3.6의 표에는 임금이 \(w\)=€30일 때 하루 노동시간을 0에서 16시간까지 변화시켜 보면서 노동시간 각각에 대응하는 자유시간과 최대 소비가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해 놓았다.

노동시간 0 2 4 6 8 10 12 14 16
자유시간(h) 24 22 20 18 16 14 12 10 8
소비(€) 0 60 120 180 240 300 360 420 480
이 그림에서 가로축은 하루의 자유시간을 나타내며, 8시간에서 24시간까지의 범위를 갖고 있다. 세로축은 소비지출을 유로화로 나타내며, 범위는 0에서 600 유로까지이다. 좌표는 (자유시간, 소비지출)로 표시된다. 직선은 점 (8, 480)과 점 (24, 0)을 연결한다. C점의 좌표는 (12, 450)이고, D점의 좌표는 (18, 7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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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3-scarcity-wellbeing-04-feasible-set.html#그림-3-6

그림 3.6 예산제약과 실행가능집합

표에 있는 점들을 그리면 우하향하는 직선이 나타난다. 이것이 예산제약 그래프다. 예산제약 방정식은 다음처럼 나타낼 수 있다.

\[c = 30(24 - t)\]

그림 3.6의 예산제약은 그림 3.3의 소득과 노동시간의 관계를 거울 이미지로 반영하고 있다. 예산제약 그래프는 임금에 상응하는 고정 기울기를 갖는 직선이며 오른쪽 아래로 내려오므로 기울기는 음수이다. 직선의 어느 점에서나 자유시간이 1시간 증가하면 가능한 최대 소비량은 €30만큼 감소하므로 기울기는 -30이다.

\[\begin{align} \text{기울기} &= \frac{\text{세로축 변화분}}{\text{가로축 변화분}} \\ &= \frac{-30}{1} \\ &= -30 \end{align}\]

그림 3.6은 소비와 자유시간의 조합들 중 어떤 것이 카림에게 실행가능지를 보여준다. 예산제약보다 위에 위치한 점들은 실행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C점은 12시간의 자유시간과 €450의 소비를 나타내는 조합이다. 그런데 만약 그가 12시간을 자유시간을 갖는다면 그의 수입은 €360에 불과하기 때문에 C점은 실행가능하지 않다.

예산제약과 그 아래 색칠한 영역에 있는 모든 점들은 실행가능하다. 예를 들어, 카림은 18시간의 자유시간과 €70의 소비를 갖는 D점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선호에 따르면 그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가 버는 것보다 적게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직 소비와 자유시간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수입을 사용할 다른 용도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예산제약보다 낮은 조합을 선택한다는 것은 카림이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D점에서는 자유시간을 포기하지 않고서도 더 많은 소비를 얻을 수 있고, 소비를 줄이지 않고도 더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 D점을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어찌 되었건 D점은 실행가능한 선택지이다.

실행가능집합
의사결정자가 주어진 경제적, 물리적 또는 기타 제약조건 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재화나 결과의 모든 조합. 이와 관련하여 실행가능경계를 참조하라
실행가능경계
한 재화의 양이 주어졌을 때, 다른 재화의 최대 실현가능한 양을 정의하는 점들로 이루어진 곡선 또는 선. 이와 관련하여 실행가능집합을 참조하라.
한계변환율(MRT)
다른 재화 한 단위를 추가로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재화의 양. 어느 점에서든, 이는 실현가능경계의 기울기의 절댓값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계대체율을 참조하라.

색칠한 영역은 카림의 실행가능집합을 나타낸다. 집합이란 뭔가의 모음이며, 실행가능집합이란 선택가능한 모든 자유시간과 소비의 조합을 원소로 갖는다. 원칙적으로 그가 원할 경우 이 집합에 있는 어떤 점이든 선택할 수 있다. 예산제약은 실행가능한 집합의 상한선으로 이를 실행가능경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행가능경계의 기울기는 임금과 같고, 기울기는 카림이 직면하는 상충관계의 크기, 즉 1시간의 자유시간을 추가하는 대가로 얼마나 많은 소비를 포기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자유시간 1시간의 기회비용은 시간당 임금과 동일하다. 그가 자유시간 1시간 대신 일을 했다면 €30의 소비를 더 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상충관계를 묘사하기 위해, 실행가능경계가 한계변환율을 나타낸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계변환율이란 카림이 자유시간을 소비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이다. 카림의 임금이 시간당 €30이라면, 자유시간을 소비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은 시간당 €30이다. 임금이 €35로 인상된다면, 예산제약은 기울기가 -35로 더 가파르게 되며, 그때 그의 한계변환율은 시간당 €35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두 종류의 상충관계를 확인했다.

  • 한계대체율(MRS): 앞 절에서 설명한 바대로 MRS는 카림이 소비와 자유시간 사이에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주관적 상충관계를 측정한다.
  • 한계변환율(MRT): 한계변환율은 실행가능경계에 의해 제약받는 카림의 객관적 상충관계를 측정한다.

다음 절에서는 카림이 소비와 자유시간 사이에서 내리는 선택이 어떻게 이 두 가지 상충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게 되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확인문제 3.6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카림의 시간당 임금이 €30일 때 예산제약을 보여주는 그림 3.6을 다시 그려 보자. 이 그림에 임금이 €40으로 인상되었을 경우의 예산제약을 나타내는 직선을 하나 더 추가해 보자. 그가 16시간의 자유시간과 €240의 소비를 선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선택을 그림에 E점으로 표시하자. 다음 진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임금이 인상되면 E점은 더 이상 실행가능 하지 않다.
  • 임금이 인상되기 전후 모두 12시간의 자유시간과 €400의 소비를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 점 (24, 0)은 두 실행가능경계 모두에 속한다.
  • 임금이 인상되면 실행가능집합은 확대된다.
  • 임금이 인상되더라도 E는 여전히 실행가능경계 내부에 있기 때문에 실행가능하다.
  • 임금이 €30이었을 때는 12시간의 자유시간과 €400의 소비가 실행가능하지 않다.
  • 예산제약은 (24.0)을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회전한다. 24시간의 자유시간을 갖고 하나도 소비하지 않는 조합은 원칙적으로 언제나 실행가능한 조합이다.
  • 임금이 상승하면 원래의 실행가능집합에 있던 모든 점들과 두 예산선 사이의 모든 점들이 실행가능하게 된다.

연습문제 3.3 한 학생의 예산 문제

런던의 한 대학에서 첫 학기의 예산을 세우고 있는 조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웹사이트에서 2021년 영국 학생들이 사교활동과 외식에 한 달에 평균 €88을 지출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영국 학생들은 “사교활동”에 €47을, “포장음식과 외식”에 €41을 지출했다. 조이는 이 수치를 참고하여 사교와 취미활동을 위해 €240을 따로 챙겨 놓기로 결정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밤 외출을 하는 데 평균 €16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외에 정기적으로 영화관에도 갈 계획이다. 영화티켓은 한 장에 €10이다.

  1. 만약 조이가 전체 예산을 밤 외출에 사용한다면 그녀는 몇 번이나 외출을 할 수 있는가?
  2. 조이가 예산 전체를 영화티켓 구매에 사용한다면 몇 장이나 살 수 있는가?
  3. 조이가 아래 표에 나와 있는 영화티켓 수 만큼 구매하기로 결정한다면, 밤 외출을 몇 번 할 수 있는지 아래 표를 완성하여라.
  4. 아래 표의 정보를 이용하여 가로축에 영화티켓을 세로축에 밤 외출 회수를 나타내어 예산제약을 그려 보라. 한계변환율은 얼마인가?
영화티켓, c 0 4 8 12 16 20 24
밤 외출, n

심화학습 3.4 한계변환율

이 심화학습에서는 미분을 이용하여 실행가능경계의 기울기인 MRT를 측정해 보도록 하자. 이 절의 본문에서는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 실행가능경계와 MRT를 설명했다. 여기서는 직선이 아닌 실행가능경계를 갖는 노동자의 예를 들어 이 개념을 일반화해보도록 하자. 이 사례는 5단원에서 나올 것이다.

우리는 앞서 카림의 한계변환율을 자유시간을 소비로 변환할 수 있는 비율로 정의하였다. 그림상으로 보면, 한계변환율은 실행가능경계의 기울기의 절대값이다.

카림의 실행가능경계는 그의 예산제약이다. 실행가능경계 혹은 그 아래 있는 모든 자유시간 \(t\)와 소비 \(c\)의 조합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의 예산제약이 직선이기 때문에 그의 MRT를 계산하는 것은 간단하다. 기울기가 상수이기 때문이다.

\[c= w(24-t) \Rightarrow \frac{dc}{dt}=-w\]

따라서 카림의 MRT는 임금 \(w\)이다. MRT는 상수이며, 실행가능경계 어느 점에서든 동일한 값을 갖는다. 실행가능집합은 경제학 모형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실행가능경계가 항상 직선인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그리고 5단원에서 직선이 아닌 실행가능경계의 예를 다뤄 볼 것이다. 이때에는 심화학습 3.3에서처럼 MRT를 측정할 때도 미분을 이용하여 한계변화를 측정하게 된다.

잡지에 짧은 글을 기고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마리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카림과 마찬가지로 마리나도 소비 \(c\)와 자유시간 \(t\)에만 가치를 두며, 그녀의 소비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자. 하지만 카림과 달리, 마리나는 시간당 고정된 임금을 받지 않는다. 마리나는 자신의 생산성에 따라 임금을 받는데, 그녀의 생산성은 매일 아침 일하는 처음 한 두 시간에 가장 높고 글 쓰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하락한다.

마리나는 \(h\)시간 동안 일하며, 그녀의 하루 소득은 함수 \(f(h)\)로 주어진다고 가정하자. 이 함수는 \(h\)가 0에서 16시간으로 증가함에따라 0부터 $400까지 증가한다고 하자. 이를 마리나의 생산함수로 볼 수 있다. 그 함수는 노동시간에 따라 얼마의 소득을 벌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함수 \(f\)는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갖는다고 해 보자.

\[f(0)=0;\ f(16)=400;\ f'(h)>0; f''(h)<0\]

2계 도함수 \(f''(h)\)가 음수라는 조건은 마리나의 노동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성이 점차 하락함을 의미한다. 즉 소득은 계속 증가하지만 그 증가율은 낮아진다.

마리나의 소비는 \(c=f(h)\)이다. 이 식에서 \(h\)를 \(h=24-t\)로 치환하면 소비를 노동시간 대신 자유시간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치환된 식이 실행가능경계의 방정식이 된다. 즉, 마리나가 \(t\)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질 경우 얻을 수 있는 최대 소비량 \(c\)를 알려준다.

\[c=f(24-t)\]

그림 E3.2는 \(f\)함수가 위와 같은 성질을 가졌을 때 실행가능경계의 모양을 보여준다.

실제 그림에 사용한 함수는 \(f(h)=400(1-(1-h/16)^{a})^{1/a}\)이며, 여기서 파라미터 \(a\)의 값은 1.6로 두었다.

그림 3.6에 있는 카림의 실행가능경계와의 주요한 차이는 마리나의 실행가능경계의 경우 경계를 따라 이동하면서 기울기가 변한다는 것이다. 마리나가 하루 2시간 일하고 22시간의 자유시간을 갖는 B점에서의 접선은 가파른데, 노동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접선의 기울기는 점점 완만해진다.

이 그림에서 가로축은 하루의 자유시간을 나타내며, 범위는 8시간에서 24시간까지이다. 세로축은 소비지출을 유로화로 나타내며, 범위는 0에서 600 유로까지이다. 좌표는 (자유시간, 소비지출)로 표시된다. 실행가능경계는 점 (8, 400), A (16, 311), B (22, 143), 그리고 점 (24, 0)을 연결하는 우하향하는 오목한 곡선이다. 이 곡선과 두 축 사이의 영역은 실행가능집합을 나타낸다. A점과 B점에서의 접선은 A점에서의 실행가능경계가 B점에서 보다 완만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체화면
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3-scarcity-wellbeing-04-feasible-set.html#그림-e3-2

그림 E3.2 마리나의 실행가능경계

MRT를 계산하려면 간단히 실행가능경계의 식을 \(t\)로 미분하면 된다.

\[c=f(24-t) \Rightarrow \frac{dc}{dt} = f'(24-t) \frac{d}{dt}(24-t)\]

(연쇄법칙이라 알려진) 합성함수의 미분공식을 이용하면 다음을 얻는다.

\[\begin{align} \frac{dc}{dt} &= -f^{\prime}(24 - t) \\ \text{MRT} &= f^{\prime}(24 - t) \end{align}\]

자유시간 \(t\)가 증가할 수록 한계변환율은 증가한다. 연쇄법칙을 한 번 더 적용해 보자.

\[\frac{d\text{MRT}}{dt} = \frac{d}{dt}f^{\prime}(24-t) = -f^{\prime\prime}(24-t) > 0\]

카림의 MRT, 즉 자유시간을 소비로 변환하는 비율이 그의 임금이었던 것을 기억하자. 마리나의 MRT도 이와 유사하게 해석할 수 있다. 마리나의 MRT도 그녀가 자유시간을 소득으로 변환할 수 있는 비율이다. 따라서 마리나의 MRT도 사실상 그녀의 임금이라 할 수 있는데, 다만 그녀의 “임금”은 노동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매 분마다 하락한다. 그림 E3.2를 그리는 데 사용했던 함수를 이용하여 \(t=22\)인 B점에서 마리나의 시간당 임금(즉 MRT)을 구하면 $42.81이다. 하지만 그녀가 일을 더 많이 해서 자유시간을 16시간만 갖게 되는 A점에서는 MRT가 시간당 $19.16 으로 감소한다.

연습문제 E3.3 한계변환율을 계산하고 해석해 보자.

마리나의 실행가능경계를 나타내는 함수가 \(f(t) = 100\ln(25\ –\ t)\)라고 해 보자.

  1. 하루 소비($)를 세로축으로 자유시간을 가로축으로 해서 \(t\)=8, …, 24일 때, 마리나의 실행가능경계를 그려 보자.
  2. 미분을 이용해 마리나의 MRT를 유도해 보자. 그림과 미분 결과를 바탕으로 마리나의 자유시간이 변함에 따라 MRT가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해 보자.
  3. 자유시간이 16시간일 때와 22시간일 때 마리나의 MRT를 계산하고 그림 E3.2에 나타난 실행가능경계의 MRT와 비교해보라. 개인의 MRT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요인들에 관해 이야기 해 보자.

더 읽어보기: 합성함수 미분에 대해서는 다음 책의 7.2절을 참고하라. Malcolm Pemberton and Nicholas Rau, Mathematics for Economists: An Introductory Textbook (4th ed., 2015 or 5th ed, 2023). Manchester: Manchester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