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원 번영, 불평등, 그리고 전 지구적 한계들
1.4 세계의 소득불평등
역사의 하키스틱에서의 꺾여 올라가는 것처럼 경제성장이 나타나기 이전, 일부 사람들은 그 당시 기준으로 부유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심한 빈곤상태로 살아갔다.
세계의 빈곤과 소득불평등
극빈층에 대한 최근의 데이터는 <데이터 속의 세계>(Our World in Data)의 홈페이지의 ‘‘Poverty” 항목에 잘 나와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소득과 탄소의 하키스틱 모양과 같은 변화에 반영되어 있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최소한의 영양 상태도 보장받지 못하고 적절히 추위를 피할 곳도 없었던 세상에서 오늘날과 같은 세상으로의 이행이다. 오늘날에도 10명 중 1명은 예전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고,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저녁에 불을 밝힐 수가 없으며, 학교 교육이나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상태에서 살고 있다.
그림 1.3 1820년–2018년 사이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중
Michail Moatsos. 2021. ‘Global extreme poverty: Present and past since 1820’. Published in OECD. 2021. How Was Life? Volume II: New Perspectives on Well-Being and Global Inequality Since 1820, OECD Publishing, Paris.
경제적으로 볼 때, 천년 전 세상은 평평했다. 국가나 지역 내에서는 소득에서 큰 차이가 있었지만, 그림 1.1에 나타난 것처럼 국가들 사이의 차이는 작았고, 특히 이후에 나타날 차이에 비하면 더더욱 그랬다.
국가간 소득불평등
예를 들어, 세계 인구의 14%는 평균소득이 인도보다 낮은 나라에 산다. 인도에 세계 인구의 18%가 살고 있기 때문에 총 32%의 인구가 평균소득이 인도보다 낮거나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 구매력평가지수(PPP)
- PPP는 물가지수로, 특정 연도 기준 국가(예를 들면 2011년 미국)에서 동일한 상품 및 서비스 묶음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하여 특정 국가에서 동일한 묶음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측정한다.
소득을 놓고 볼 때 오늘날 어느 누구도 세상이 평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림 1.4는 2019년 시점에서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국가들을 그래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렬시키면 가장 못사는 나라(남수단)가 왼쪽 끝에 가장 잘 사는 나라(아랍에미리트)가 오른쪽 끝에 놓인다. 그래프에서 각 국가를 표시하는 막대의 폭은 국가의 인구규모를 나타내는데, 중국과 인도의 막대가 제일 넓게 그려져 있다. 가로축은 합이 100%가 되도록 세계 인구에서 각 국가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누적해서 나타내고 있다. 세로축은 1일평균소득의 크기를 실질 구매력으로 계산해서 나타낸 것으로 그 크기가 $20이면 해당 국가의 개인이 그의 소득으로 미국에서 $20만큼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경제학자들은 구매력평가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를 사용해 국가간 물가를 비교한다. 소득수준 하위 10%의 국가들에서 사람들은 극도의 빈곤상태에서 살고 있으며 일일소득은 겨우 2~3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평균소득으로 비교하면 국가간 차이는 아주 큰데, 한 국가 안에서도 생활수준의 차이가 큰지는 이 그래프로는 알 수 없다.
그림 1.4 2019년 세계 소득 분포: 국가별 1일평균소득
M. Roser. 2021. ‘Global poverty in an unequal world: Who is considered poor in a rich country? And what does this mean for our understanding of global poverty?’ Our World in Data. ‘Income inequality within and between countries’.; The World Bank. 2022. Poverty and Inequality Platform. ‘Mean income or expenditure per day’.; The World Bank. 2022. ‘Population, total’.
주: 평균소득은 “국제달러”로 측정되어 각 국가의 소득이 갖는 구매력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 이 측정치가 구매력평가지수이다.
그림1.1에서 세계 각지의 운명의 차이가 17세기경부터 나타나기 시작되어 18세기에 본격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극도의 빈곤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국가 내 소득격차는 뚜렷이 지속되었고, 최근 몇십 년간은 더 확대되었다. 그림 1.4에서 각 국가별 평균임금을 살펴 볼 수 있는데, 그림1.5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가 3차원 그림으로 국가 간 소득분포뿐 아니라 국가 내 소득분포도 함께 보여주고 있고, 소득분포가 1980년과 2020년 사이에 어떻게 변화했는지까지 보여준다.
그림 1.4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장 못사는 나라(연간 평균소득을 기준으로)를 가장 왼쪽 끝에(1980년에는 남수단이 해당된다)두고 가장 부유한 나라를 오른쪽 끝에(1980년엔 스위스가 해당된다) 표시했다. 각 국가별 막대의 폭은 국가의 인구규모를 나타낸다.
- 십분위수, 십분위 그룹
- 십분위수는 전체 관찰치를 특정변수(예를 들어 소득)을 기준으로 정렬한 뒤 동일한 크기로 나눠진 10개 그룹이다. 첫 번째 십분위 그룹은 하위 10%의 관찰치(예: 소득이 가장 낮은 10%)이며, 두 번째 그룹은 그 다음으로 낮은 10%이고, 열 번째 또는 상위 십분위 그룹은 가장 높은 10%이다. 십분위수는 그룹을 나누는 경계값이며, 첫 번째 십분위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십분위 그룹을 나누는 경계값이고, 두 번째 십분위수는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룹을 나누는 경계값이다.
각 국가마다 소득의 십분위 그룹을 나타내는 10개의 막대가 있고, 각 그룹은 인구의 10%로 구성되고 막대의 높이는 그 그룹의 평균소득을 나타낸다. 그림에는 해당 국가별로 맨 앞쪽의 가장 가난한 10%를 놓고 뒤로 갈수록 소득이 높아져 맨 뒤쪽에는 가장 부유한 10%의 평균소득이 나타나도록 표시되어 있다. 여기서 사용된 평균소득은 2021년 미국 달러로 측정한 값이다. 이 측정치는 “소득을 버는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10%”가 아니라 전체 인구에서 가장 부유한 10%의 사람들의 평균소득이다. 말하자면 한 가구의 성원은(아이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가구소득의 동등한 몫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측정치이다.
그림의 오른쪽 뒤쪽에 있는 고층 건물들처럼 보이는 막대는 가장 부유한 국가들에서 가장 부유한 10%의 평균소득을 나타낸다. 2020년 가장 높은 막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부유한 10%의 사람들의 평균소득이다. 2020년 이 특권 그룹의 평균소득을 미화로 계산하면 1인당 약 390,000 달러였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인 노르웨이는 맨 뒤의 고층 빌딩이 그렇게 높지 않아 아랍에미리트와 세 번째로 부유한 국가인 미국의 고층 빌딩 사이에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노르웨이의 경우 다른 부유한 국가들보다 소득이 더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국가 내 및 국가 간 소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보려면 그림 1.6의 큰 그래프 옆의 작은 그래프들을 클릭하면 된다.
그림 1.5
1980년(위쪽 그래프)과 2020년(아래쪽 그래프)의 세계 소득불평등.
가로축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1인당소득을 기준으로 정렬되어 있다. 각 국가별 막대그래프의 높이는 해당 국가의 십분위 그룹들의 평균소득을 나타내는데, 10개 그룹 중 가장 가난한 그룹의 막대가 그래프의 앞쪽에 배치되고 가장 부유한 그룹의 막대가 맨 뒤에 배치되었다. 막대의 폭은 그 국가의 인구규모를 나타낸다.
GCIP 2015. 세계 소비 및 소득 프로젝트(Global Consumption and Income Project). 밥 써트클리프(Bob Sutcliffe)가 세계 불평등을 보여주는 그림 1.5를 고안해냈다. 첫 번째 버전은 2001년에 런던에서 출판된 그의 저서 <불평등한 세계를 바라보는 100가지 방법>(100 Ways of Seeing an Unequal World)에 실렸다. 이 그래프를 확대한 버전을 볼 수 있고, 또 인터렉티브 시각화 버전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
2020년 소득분포에서 두 가지가 확실히 드러난다. 첫째, 모든 국가에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졌다. 한 국가 내 불평등의 척도로 그래프의 맨 앞에 있는 막대와 맨 뒤에 있는 막대의 높이의 비율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이 비율을 부자/가난한 사람의 소득비율이라고 부르자. 상대적으로 평등한 분포를 보이는 국가인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도 부자/가난한 사람의 소득비율은 66이고, 미국에선 244이며, 남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선 489이다.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의 불평등은 모든 막대의 높이가 부유한 국가에 비해 아주 낮기 때문에 그래프를 보고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불평등은 존재한다. 나이지리아의 부자/가난한 사람의 소득비율은 174이고 인도는 246이다.
그림 1.5에서 눈에 띄는 두 번째 내용은 국가간 소득격차가 아주 크다는 것이다. 2020년에 노르웨이의 평균소득은 나이지리아에 비해 거의 7배나 된다.
14세기에 이븐 바투타가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했을 때, 그림 1.5의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해보자. 당연히 그는 여행하는 지역마다 인구 중 부자와 가난한 집단 사이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국가간 소득 차이는 비교적 작다고 기록했을 것이다.
오늘날 국가간 엄청난 소득격차는 그림 1.1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림 1.1을 통해 이러한 격차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1900년 이전에 경제적으로 도약한 영국과 일본 및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들은 현재에도 부유하다. 이들 국가들은(그리고 이들과 유사한 국가들은) 그림 1.5의 고층 빌딩 막대가 몰려 있는 구역에 놓인다. 최근에 들어서야 경제적 도약을 이룬 국가들이나 아직 도약을 하지 못한 국가들은 낮고 평평한 구역에 놓인다.
일부 국가에서는 보이고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하키스틱형 경제성장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빈곤과 불평등의 변화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음 절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확인문제 1.3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그림 1.5 는 1980년과 2020년 세계 여러 국가의 소득분포를 보여준다. 그래프를 보고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1980년에 평균소득에 따라 국가의 그래프가 색칠되어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비슷한 색으로 표시되었는데, 이들 국가의 1980년 평균소득이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2020년 중간 정도나 그 이상의 소득 수준을 가진 나라들 중 일부에서는 매우 높은 고층 막대가 나타난다. 이는 이들 국가의 소득분배가 더 불평등해졌음을 의미한다.
- 1980년 평균소득에 따라 국가의 그래프가 색칠되어 있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을 짙은 빨간 색으로 칠했고, 가장 부유한 국가들을 진한 녹색으로 칠했다. 그림에서 색의 순서를 보면 부자 국가들을 제외하면 많은 국가들의 순위가 변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에 상대적으로 가난했던 일부 국가들(예를 들어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순위가 상승했다.
- 그래프에서 막대의 폭은 해당 국가의 인구규모를 나타낸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의 막대의 폭은 비슷한데, 이는 이 두 국가의 인구규모가 유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습문제 1.2 14세기의 불평등
1.1 절에서 소개했던 이븐 바투타(Ibn Battuta, 1304–1368)는 모로코 출신의 여행가이자 상인이었다. 그는 30여년 동안 아프리카 북부와 서부, 동유럽, 중동지역,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국을 여행했다.
이븐 바투타가 살았던 시대 즉, 14세기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그림 1.5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층 건물” 모양의 막대 그래프를 그리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생각해보자. (그가 방문했던 국가에 대해 기록한 내용을 참조해서 답변을 뒷받침해 보라.)
연습 1.3 소득 데이터를 사용해 복습해 보자
인터렉티브 시각화 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림 1.5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관심이 있는 나라 5개를 선택해서 다음 설명에 따라 직접 그래프를 그려 보자.
- 시각화 페이지에서 선택한 5개의 국가에 대해 1980년, 2000년, 2020년 “부자/가난한 사람의 소득비율” 탭(Rich/poor income ratio)을 클릭해 보자.
- 선택한 5개 국가들 사이의 차이점과 이 국가들에서 나타난 변화를 묘사해 보자.
- 2에서 제시한 답을 설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