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단원 공급과 수요: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있는 시장
8.7 단기균형과 장기균형
- 단기
- 이 용어는 시간의 길이를 의미하지는 않고, 모형에서 무엇이 고정되었고 무엇이 변하는지와 관련된 개념이다. 단기는 일부 변수들(가격, 임금, 혹은 자본재의 양, 기술, 혹은 제도) 등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되는 기간이다. 이렇게 고정되었다고 가정되는 변수들은 외생변수들이 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자본재 양은 단기적으로는 고정될 수 있으나 장기에는 기업이 그 양을 변화시킬 수 있다(더 사들일 수도 있고 일부를 팔 수도 있다).
- 장기
- 이 용어는 시간의 길이를 의미하지는 않고, 모형에서 무엇이 고정되었고 무엇이 변하는지와 관련된 개념이다. 단기는 일부 변수들(가격, 임금, 혹은 자본재의 양) 등이 변하지 않는 동안(즉 외생적 요인으로 간주되는 동안) 일어나는 일과 관련된다. 장기는 단기에서 고정되었던 변수들이 변화하고 모형 내에서 내생적으로 결정되는 동안 일어나는 일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장기비용곡선은 기업이 자본재를 포함해 모든 요소들을 변화, 조정할 수 있을 때의 비용을 가리킨다.
- 자본의 기회비용
- 자본의 기회비용이란 투자자가 다른 곳에 투자했더라면 투자지출 한 단위당 얻을 수 있었을 소득의 크기이다.
앞 절에서 빵 시장에서의 균형을 분석하기 위해 도시에 50개의 베이커리가 있다고 가정했고, 각 베이커리들은 빵을 생산하는 데 제한된 생산설비용량을 갖고 있다고 가정했다. 즉 도시의 베이커리의 수와 베이커리들의 생산설비용량은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가정했다. 그리고는 개별 베이커리들이 자신들의 현재 생산설비용량에 따라 주어진 가격하에서 얼마나 공급하려 하는지를 분석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단기 분석을 한 것이다. 우리는 각 가격 수준에서 현재 존재하는 베이커리들이 공급하고자 하는 빵의 개수를 모두 더해 단기시장공급곡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장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시 말해, 베이커리들이 자신들의 생산용량을 변화시킬 수 있고, 시장에 진입하거나 시장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이 가능할 때, 그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이며 시장균형은 어떻게 변화할까? 단기균형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베이커리는 장기에는 시장을 떠날 결정을 할 수도 있다. 혹은 단기에 지대를 얻고 있는 베이커리라면 생산설비용량을 확장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고 혹은 신규 베이커리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경제모형에서 ‘장기’와 ‘단기’는 시간의 길고 짧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기균형에서는 하나 이상의 변수가 외생변수로 고정된다(물론 그 변수 값을 조정하는 데는 시간이 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외생적으로 고정된 변수를 내생화시키면(즉 조정이 가능하도록 두면) 장기균형을 분석할 수 있다.
여러분이 베이커리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림 8.16은 이 베이커리의 한계비용(현재 생산설비용량 하에서 단기공급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은 €2.00 수준에서 균형상태에 있다. 현재 생사설비용량 하에서 한계비용이 €1.50이므로, 하루 120개의 바게트를 생산하여 단위당 €0.50의 잉여를 얻는다. 그림에는 고정비용까지 고려해서 평균비용곡선이 그려져있다. 고정비용은 현재 건물과 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인데, 여기에 자본의 기회비용도 포함시켰다. 그림에 따르면 120단위의 바게트를 만드는 데 평균비용은 €1.75이다. 즉 120개를 생산할 때 바게트 한 단위당 경제적 이윤이 €0.25라는 말이다. 설비를 더 사들여서 생산용량을 확장해야 할까? 하루에 80개의 바게트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 보자.
그림 8.16 설비용량의 확장을 위해 투자하기(개별 기업 수준에서)
그림에서 점선 부분은 설비용량을 하루 200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확장했을 때의 한계비용과 평균비용을 나타낸다. 평균비용곡선은 위쪽으로 이동했는데 설비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늘렸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이 추가로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시장가격이 €2.00로 유지된다면, 200개를 단위당 예전보다 낮은 €1.71의 평균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에 따라 이윤이 증가할 것이다. 200개를 생산할 때 평균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에 나중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여전히 수익을 낳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윤이 충분히 높아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하에 하루 200개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용량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해 보자.
- 진입비용
- 판매자가 시장이나 산업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초기비용. 여기에는 대개 새로운 건물을 마련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필요한 허가권을 획득하고, 전문 인력 모집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포함된다.
- 이윤, 경제적 이윤
- 기업의 이윤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값이다. 비용에 ‘회계적 이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자본의 기회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때때로 이윤을 ‘경제적 이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정상이윤
- 정상이윤은 기업이 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하게끔 유도하기 위해서 주주들에게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투자수익이다. 정상이윤율은 자본의 기회비용과 같고 따라서 기업의 비용항목에 포함된다. 이보다 수입이 더 크면(즉 비용을 초과하는 수입이 있으면), 이를 경제적 이윤이라 부른다. 정확히 정상이윤만큼 벌어들이고 있다면 기업의 경제적 이윤은 0이다.
다른 베이커리들은 예전 설비용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여러분의 베이커리에서만 유일하게 생산용량을 확장했다면, 이 베이커리에서 생산이 늘었다고 해서 시장가격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베이커리들도 이윤을 쫓아 생산용량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바게트 생산을 통해 이윤을 벌어들이고자 신규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 진입비용이 들겠지만(예를 들어 새로 건물을 임대해야 하는 등), 그런 비용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면 신규진입해도 어느 정도는 수익성이 보장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시장공급의 확대를 가져오고, 그 결과 시장균형가격은 변할 것이다.
그림 8.17의 A점은 최초의 단기균형을 나타닌다. 이때 균형가격은 €2이다. 단기에 지대를 벌어들이고 있으므로, 기업들이 용량을 확장할 것이고, 시장 전체의 용량도 확장될 것이다. 각 가격수준에서 모든 베이커리들이 빵의 공급량을 늘리면 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제 새로운 균형인 B점에 도달한다. 가격은 낮아졌고 더 많은 빵이 팔린다.
그림 8.17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신규투자로 인한 빵 공급의 증가(시장)
균형이 B점으로 이동하게 되면 여러분의 베이커리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시장가격이 하락했지만 새로운 생산설비용량 하에서 여전히 잉여를 얻고 있다. 하루에 200개의 바게트를 €1.50의 한계비용으로 생산하여 개당 €1.74의 가격에 판다. 평균비용이 €1.71로 하락했으므로 여전히 단위당 이윤은 €0.03이다. 이전 균형때와 비교해보면 총경제적 이윤은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볼 때 설비확장은 만족스럽다. 시장이 새로운 균형으로 조정될 때까지 높은 이윤을 얻고 있었을 것이고, 새로운 균형에 도달한 후에도 큰 투자에 대한 정상이윤을 상회하는 이윤을 얻고 있으며,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해서 더 효율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 만일 다른 기업들은 설비용량을 늘리고 있는데 여러분만 생산용량을 확장하지 않았더라면 평균비용은 새로운 시장가격보다 높을 것이고 경제적 이윤은 음이 되었을 것이다.
시장은 새로운 균형 B점에 머물 것인지 생각해보자. 추가적인 변화가 일어날 여지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 대답은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지대를 얻고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베이커리들이 시장가격과 가까운 평균비용을 내면서 조업하고 있고, 여러분의 베이커리도 다르지 않다면, 경제적 이윤은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B점은 장기균형이다. 혹은 다른 몇몇 기업들이 좀 더 낮은 평균비용으로 조업하고 있고 신규진입도 예상된다면,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비용절감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면, 아마도 영업을 그만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시장이 장기균형에 도달한다면, 지대추구와 경쟁은 덜 효율적인 기업과 지대의 가능성 모두를 제거한다. 남아 있는 기업들은 낮은 평균비용으로 조업하는 기업들 뿐일 것이고 시장가격이 평균비용 가까이 떨어질 것이므로, 기업들은 이제 정상이윤만을 얻게 될 것이다. 다른 외생적 수요 혹은 공급 충격이 있지 않는 한 시장은 이 상태에 머물 것이다.
단기와 장기탄력성
어떤 재화의 수요가 늘어날 때 판매량의 증가 정도는 시장공급곡선(즉 한계비용곡선)의 탄력성에 의존한다. 바게트 수요가 증가할 때 공급곡선이 가파르다면(비탄력적이라면) 단기적으로는 빵의 가격이 많이 오른다. 생산설비용량이 고정되어 있을 때 생산량의 증가는 작다. 하지만 장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수요의 증가가 바게트 생산설비에 투자를 이끌고 그에 따라 공급이 증가한다. 가격은 떨어지고 수량은 증가한다. 생산용량의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게트 공급은 장기에서 더욱 탄력적이다.
단기와 장기의 구분은 경제모형에서 자주 나온다. 조정에 시간이 걸리는 경제변수들의 경우 변화가 일어나기 전과 변화가 일어난 후를 비교해서 분석하는 것이 유용할 때가 많다.
다음 절에서 우리는 또 다른 예를 살펴볼 것이다. 거기서 석유수요가 장기에서 더 탄력적이 된다는 것을 보게 될텐데,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장기에서는 자동차나 난방에 대체연료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분석에서 단기란 기업이 자신들의 현재 생산용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기간을 의미했다. 석유시장의 예에서는 소비자들이 현재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와 난방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연습문제 8.7 퀴노아 시장
그림 8.13a (다시 그린 것) 퀴노아 생산
그림 8.13b (다시 그린 것) 퀴노아 생산가격
그림 8.13c (다시 그린 것) 세계시장에서 퀴노아의 수입
퀴노아 시장의 예를 보자. 그림 8.13a-c에 나타난 변화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이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 2000년대 초반 퀴노아 수요는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증가했다(즉 수요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했다). 이 변화가 가격과 수량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예측해 보라.
- 수요가 이후 수년 동안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면, 농부들의 대응은 어떠했을 것 같은지 말해 보라.
- 2007년까지 퀴노아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이유는 무엇일까?
- 2008년과 2009년 퀴노아 가격이 갑작스럽게 상승한 이유를 설명해 보라.
- 결국에 시장가격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를 판단하고 이유를 제시하라.
확인문제 8.9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시장에 50개의 베이커리가 있다(모두 동일한 비용함수를 갖고 있다). 아래 그림은 베이커리들이 현재 생산용량을 그대로 유지할 때(실선)와 생산용량을 확장하기로 결정했을 때(점선) 하루 동안 생산해내는 빵의 수량에 따라 한계비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베이커리의 원래 평균비용곡선은 (25, 2.10)과 (40, 1.50)에서 두 한계비용곡선과 각각 만난다. 그리고 새로운 평균비용곡선은 (25, 2.40)과 (40, 1.73)에서 두 한계비용과과 각각 만난다. 현재 시장가격이 €2.50이다. 이상의 정보를 토대로 다음 진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단기에서 각 베이커리들은 25개의 빵을 팔아 한 단위 당 2.50 − 2.10 = 0.40의 이윤을 얻는다. 따라서 각 베이커리들의 경제적 이윤은 €10.00이다.
- 양의 이윤이 더 많은 수의 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기존 베이커리들이 생산설비용량을 40개까지 확장하는 동안 총시장산출량은 신규베이커리들의 산출량을 고려하면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 단기에서 빵의 가격은 평균비용을 커버하지 못한다. 생산설비를 확장하더라도, 일부 기업은 시장을 떠날 것이다.
- 가격이 €2.50으로 유지된다면 각 베이커리의 경제적 이윤은 €30.80(= 40(2.5 − 1.73))이다. 하지만 모든 베이커리들이 설비를 확장하면 시장공급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할 것이고 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따라서 각 베이커리들의 경제적 이윤은 €30.80보다 낮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