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원 번영, 불평등, 그리고 전 지구적 한계들

1.2 역사의 하키스틱

이븐 바투타가 살았던 시대 이래, 세계 모든 곳에서 생활수준이 극적으로 좋아졌다.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같은 정도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

다이앤 코일(Diane Coyle)이 GDP 측정의 혜택과 한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들어보자. <경제학 2.0: 거시경제학>에서 GDP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배울 것이다. 시점과 국가들 사이에서 평균생활수준을 비교하기 위해서 경제학자들은 재화와 서비스의 물가가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기 위해 구매력평가지수(purchasing power parity, PPP)를 사용한다. PPP는 일종의 물가지수인데, 주어진 재화와 서비스 묶음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을 특정 연도에 기준 국가(예를 들어 2011년 미국)에서 동일한 묶음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하여 측정한다.

국내총생산(GDP)
일정기간에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합산하는 측정치이다. 국내총생산은 기업과 비영리기관, 정부기관에서 생산된 최종 산출물로 중복계산을 하지 않고 단일치를 합산하여 계산한다. 가계의 산출물인 경우 거래된 것만을 포함한다. 국내총생산은 월별, 분기별 그리고 매년 측정된다.

그림 1.1은 이야기의 단면만을 보여주고 있다. 개별 국가의 생활수준을 비교하기 위해서 국내총생산(GDP)이라고 부르는 측정치로부터 시작해 보자. 국내총생산은 한 국가 내에서 일 년 동안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나 생산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측정치이다. 국내총생산은 한 국가의 “총산출”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Diane Coyle)은 국내총생산을 “못으로부터 칫솔까지, 트랙터, 신발, 머리손질, 경영컨설팅, 거리청소, 요가강습, 접시, 반창고, 책과 그 외 한 국가 내의 수많은 서비스와 생산품을 포함한다”고 말한다.1 이들 산출물 모두를 각각의 시장가치를 이용하여 합산하면 총생산의 측정치가 되는데, 이는 그 국가내의 모든 사람들의 소득을 합한 것과도 같다. 국내총생산을 한 국가의 전체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국내총생산을 구할 수 있는데 이는 평균소득 혹은 “생활수준”을 나타낸다. (이상의 국내총생산에 대한 설명에서는 몇몇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는데, 이 장의 <심화학습>에서 빠진 부분을 추가로 설명할 것이다.)

그림 1.1에서 각 선의 높이는 가로축에 표시된 연도의 평균생활수준에 대한 추정치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데이터로 판단할 때 14세기에 이탈리아의 생활수준은 당시의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의 하키스틱: 이 꺾은선 그래프에서 가로축은 1000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도를 나타낸다. 세로축은 1인당 GDP를 미국 달러로 나타내며, 0에서 40,000까지의 범위로 되어 있다. 영국, 일본, 이탈리아, 중국, 인도 및 나이지리아의 1인당 GDP가 표시된다. 18세기까지 모든 국가의 1인당 GDP는 3000달러 이하였다. 영국에서는 18세기 동안 1인당 GDP가 급격히 증가하여 2018년에는 38,000달러에 도달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 사이에 급격한 증가를 보여 2018년에는 일본은 약 26,000달러, 이탈리아는 약 18,000달러, 중국은 약 13,000달러, 인도는 약 7,000달러, 나이지리아는 약 2,000달러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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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ore-econ.org/microeconomics/ko/01-prosperity-inequality-02-historys-hockey-stick.html#그림-1-1

역사의 하키스틱

그림 1.1 역사의 하키스틱: 6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1000-2018)

Stephen Broadberry. 2021. ‘Accounting for the great divergence: recent findings from historical national accounting’.; Total Economy Database.; S. N. Broadberry, B. Campbell, A. Klein, M. Overton, and B. van Leeuwen, B. 2015. British Economic Growth, 1270–1870.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S. Broadberry, H. Guan, and D. Li. 2018. ‘China, Europe and the Great Divergence: A Study in Historical National Accounting’ Journal of Economic History 78: pp. 955–1000.; J. P. Bassino, S. Broadberry, K. Fukao, B. Gupta, and M. Takashima, M. 2019. ‘Japan and the Great Divergence, 730–1874’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 72: pp. 1–22.; S. Broadberry, J. Custodis, and B. Gupta, B. 2015. ‘India and the Great Divergence: An Anglo-Indian Comparison of GDP per Capita, 1600–1871’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 55: pp. 58–75.; P. Malanima. 2011. ‘The Long Decline of a Leading Economy: GDP in Central and Northern Italy, 1300–1913’. European Review of Economic History 15: pp. 169–219.; S. Broadberry and L. Gardner. 2022. ‘Economic Growth in Sub-Saharan Africa, 1885–2008: Evidence From Eight Countries’.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 83: 101424.
주: 여기에 나와있는 역사적 데이터는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그림 1.1은 6개국의 가장 최신 데이터로 작성되었다.. 그 외 국가에 대한 자료도 인터렉티브 차트를 통해 볼 수 있다.

하키스틱은 직선으로 뻗어나가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급하게 꺾이는 모양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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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 나타난 형태가 아이스하키스틱을 닮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형태의 그래프를 가리켜 “하키스틱 곡선”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 측정치로 보면 2018년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인도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6배 더 잘살았다. 14세기에도 그랬지만,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영국에 사는 사람들만큼 잘살았다. 그림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이들보다 더 잘살았고 노르웨이에 사는 사람들은 훨씬 더 잘살았다.

1300년 이전에는 데이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국의 GDP는 1000년, 1090년, 1120년 3개의 추정치만 있다. 그래프에는 이 세 점을 직선으로 이어 추세를 나타냈다.

그림 1.1앵거스 매디슨(Angus Maddison)의 연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앵거스 매디슨은 1000년 이상 기간에 걸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유의미한 비교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경제사학자들이 추계한 보다 최근의 자료가 그림에 나타나있다. 이 책은 세계의 각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와 같은 데이터가 모든 경제학의 시작점임을 보여줄 것이다.

역사의 하키스틱이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타나더라도 각 국가마다 다른 모습을 띤다. 영국에서는 성장이 1650년경에 시작되었는데 1870년경에 성장이 시작된 일본에 비해 하키스틱 모습이 덜 급하게 꺾이는 모습을 보인다. 서유럽에서 경제성장이 시작된 시기에 중국과 인도에서는 오히려 생활수준이 악화되었고 하키스틱의 꺾인 부분은 훨씬 더 지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식민통치나 간섭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국민의 생활수준의 현격한 향상이 일어났다.

  • 인도: 인도는 점차 영국의 식민통치하에 놓이게 되면서 1600년과 1870년 사이에 1인당 국내총생산이 1/3가량 하락했다.
  • 중국: 중국은 유럽국가들이 중국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했던 18-19 세기 동안 인도와 같은 생활수준의 하락을 경험했다. 중국이 영국보다 부유했던 적도 있었지만 20세기 중반에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영국의 ¼ 수준이었다.
  • 라틴아메리카: 19세기 초반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스페인 식민통치하에서도 혹은 해방 이후에도 그림 1.1의 국가들이 경험했던 하키스틱 모양의 생활수준의 향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의 경우 1960년 식민통치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의 변화가 거의 없었던 많은 사례 중 하나이다. 독립 이후에도 성장은 제한적이었다.

그림 1.1은 또한 역사의 대부분에 걸쳐 생활수준의 향상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나라마다 달라서 전 세계 나라들 사이에서 생활수준의 큰 차이를 초래했다. 20세기 후반 이후에는 인도나 중국과 같은 “후발국가”가 더 부유한 국가들을 따라잡기도 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하키스틱과 같은 모습의 경제성장은 일어나지 않았다.

통계학자인 한스 로스링(Hans Rosling)이 만든 흥미로운 영상 자료는 어떻게 일부 나라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주 일찍부터 부유한 (또한 건강한) 나라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이래 경제학자들은 지난 3세기 동안 왜 어떤 국가에서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성장했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경제적 성장을 경험하지 못했는지를 이해하고자 오래도록 고민해왔다. 애덤 스미스는 그의 가장 중요한 책의 제목을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이라 칭했는데 이 제목을 직역하면 국가의 부의 성격과 원인에 대한 하나의 연구이다.2 아래 <위대한 경제학자>편에서 애덤 스미스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위대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의 초상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근대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스코틀랜드에서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 글래스고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당시 글래스고우는 계몽주의 사상과 식민지 무역의 중심지였는데, 이 두 가지가 애덤 스미스의 경제에 대한 이해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유럽전역을 여행하였는데, 프랑스의 툴루즈를 여행할 때 “할 일이 너무 없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렇게 쓰여진 책이 바로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다.

1776년에 출판된 <국부론>에서 스미스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사회는 어떻게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세상에 넓게 흩어져 있는 수많은 경제행위자들(생산자, 운송업자, 판매자, 소비자 등)의 독립적인 활동을 조정할 수 있을까? 그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이들 경제행위자들 사이의 조정이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유지하려고 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지배자들이 피지배 계층에게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정치 혹은 경제적 조직 개념을 뒤엎는 것이었다.

그가 전한 이보다도 훨씬 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는 이러한 조정이 개개인이 이기심을 쫓은 결과로서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매일 저녁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그리고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고려 때문이다”라고 적고 있다.

<국부론>의 다른 부분에서 스미스는 경제학 역사상 가장 오래도록 회자되어 온 은유적 표현 하나를 소개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이다. “사업가는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그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는 것을 도모하게 되는데 이것이 사회를 위해서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본인이 의도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위할 때 보다 종종 더욱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도모하게 된다”고 스미스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오직 거지만이 동료 시민의 자비심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도 했다.

번영의 주요 원천이 노동의 분업 혹은 특화이며 이는 “시장의 범위”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는 아이디어도 스미스의 통찰력 있는 주장 중 하나이다. 스미스는 유명한 핀 공장 이야기를 통해 이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10명의 개인이 총 18개로 구분되는 공정 중 한 두 가지 작업에 완전 특화하게 되면 하루에 5만개에 가까운 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개인들이 따로 독립적으로 핀을 만들었다면… 하루에 20개도 어쩌면 하나의 핀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산된 엄청난 양의 핀은 생산이 구매자들을 만나려면 생산이 이루어진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팔려야 한다. 따라서 배가 지날 수 있는 운하 건설이나 국제무역의 확장은 특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발생하는 번영은 “시장의 범위”를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렇게 경제적 확장의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스미스는 사람들이 전적으로 이기심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부론>이 출간되기 17년 전에 그는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이라는 제목으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와 관련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3

그는 특히 판매자들이 서로 간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경우 시장시스템이 실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오락과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서로 거의 만나지 않는다. 그러나 서로 만나게 되더라도 그들의 대화는 가격을 올리거나 대중의 이익에 거스르는 계책을 함께 도모하는 것으로 끝난다”라고 적고 있다.

스미스는 영국 동인도 회사와 같이 정부에 의해 보호되는 독점에 대해서 특히 비판적이었다. 당시 영국 동인도 회사는 인도와 영국과의 무역을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의 인도 식민통치의 대부분을 관장하고 있었다.

스미스는 정부는 외부의 적들로 부터 국가를 보호해야하며 경찰과 사법제도를 통해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또한 스미스는 교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다리, 도로, 운하와 같은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주장하기도 했다.

확인문제 1.1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다음은 애덤 스미스에 관한 설명이다.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애덤 스미스는 사회의 복지를 증진하는 데 정부의 역할을 믿었다.
  • 애덤 스미스는 모든 시장이 완전경쟁의 성격을 갖는다고 믿었다.
  • 애덤 스미스는 경제행위자는 전적으로 이기심에 의해서만 행동한다고 믿었다.
  • 애덤 스미스는 수 많은 경제행위자들(생산자, 운송업자, 판매자, 소비자) 사이의 조정이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유지하려고 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 스미스는 정부는 외부의 적들로 부터 국가를 보호해야하며 경찰과 사법제도를 통해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 스미스는 특히 판매자들이 서로 간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경우 시장시스템이 실패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 스미스는 사람들이 전적으로 이기심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부론이 출간되기 17년 전에 그는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이라는 제목으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와 관련된 책을 출판하였다.
  • 이 진술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저녁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그리고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고려 때문이다”.

심화학습 1.2 1인당 국내총생산과 생활수준

여기서는 왜 국내총생산이 항상 생활수준을 측정하는 데 만족스러운 측정치가 되지 못하는 지를 살펴보자. 국내총생산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 중 일부를 포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며 천연자원의 고갈정도도 고려하지 못한다.

<데이터 속의 세계>(Our World in Data)의 1인당 GDP 웹페이지에서 세계 여러 국가들의 1인당 GDP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다.

상관관계
서로 다른 두 변수에 관측되는 통계적 관계를 의미한다. 만약 한 변수(예를 들면 소득)의 높은 수치가 다른 변수(예를 들면 교육수준)의 높은 수치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면 이 변수들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한 변수(예를 들면 공기 오염수준)의 높은 수치가 다른 변수(예를 들면 평균수명)의 낮은 수치와 관계를 갖는다면 이 변수들은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변수들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두 변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공기오염이 평균수명을 낮추는 원인은 아닐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과관계를 참조하라.

1인당 국내총생산을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해왔는데 그 이유는 생산된 총량에 미용서비스, 칫솔, 교육 등 우리가 필요로 하고, 또 우리가 사용하는 재화나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사람들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지를 직접적으로 측정하지는 못하지만 평균수명이나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같은 경제적 복지수준을 나타내는 척도들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우리의 복지에 많은 측면들이 1인당 국내총생산으로 측정되지 않는다.4

국내총생산은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 중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하지 못한다.

  • 친구, 깨끗한 공기와 개인의 안전과 같은 사회적 물리적 환경의 질적 측면
  • 친구와 가족과 보내는 시간 혹은 재충전을 위해 필요한 자유 시간
  •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 혹은 돌봄서비스와 같이 가계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1인당 국내총생산을 “평균생활수준”을 측정하는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 국내총생산은 산출량을 측정하지만 이 산출량이 인구 구성원 사이에 어떻게 분배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
  • 어떤 것을 생산하는 과정은 종종 천연자원을 “다 써버리거나” 파괴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에 대한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산출, 소득불평등, 그리고 “평균생활수준”

한 국가내에서 인구의 평균적인 구성원이라고 하는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한 국가가 혹은 한 집단이 얼마나 잘 사는지를 말할 때는 전체 인구의 수많은 개개인의 경험을 모두 합하고 평균을 구해서 설명한다. 국내총생산을 통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체 파이(총산출물은 집단 구성원이 나누어 갖는다)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만약 개개인이 같은 크기의 파이를 나누어 갖는다면 그때 개인들이 갖게 될 파이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를 나타낸다.

물론 국내총생산 “파이”가 실제로 모든 구성원에 같은 크기로 나뉘어 분배되지 않는다. 만약 총생산물이 모든 구성원에게 같은 크기로 분배되고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충분하다면 우리는 이 집단이 적어도 적당히 잘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크기의 총생산물을 한 사람이 다 갖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의 크기는 그대로일 테지만 그렇다고 이 “집단”이 잘산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전부를 차지한 한 사람을 빼고는 모두가 비참한 상태에 빠져 생존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갖게 되는 이유는 생산물 대부분이 판매를 위해 생산되고, 개인이 개별적으로 사용하려면 그것을 사야만 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살 수 있는지는 개인의 소득수준, 즉 개인이 받는 임금, 연봉, 임대료, 이윤, 정부이전소득, 혹은 그 이외의 수입 원천에 의존한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알아보자. 모든 개인이 한 달에 5천 달러의 소득을 얻는 집단이 있다고 해 보자. 또한 가격이 변화하지 않은 채 모든 개인의 소득이 증가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생활수준이 향상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많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른 변화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집단의 절반만 소득이 9천 달러로 증가하고 나머지 절반의 소득은 1천 달러로 감소했다고 해 보자. 평균 월별 소득은 여전히 5천 달러로 변화가 없지만 집단의 소득이 불평등해졌다. 이 때도 이 집단의 생활수준에 변화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운이 좋아 소득이 증가한 부자들에게 추가적인 소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운이 없어 소득이 줄어들어 가난해진 사람들에게는 소득의 감소가 큰 문제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평균소득이 변화하지 않았지만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못살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소득분배가 복지수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리고 집단 내의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소득분배가 많이 달라도 이로부터 같은 평균소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평균소득 혹은 1인당 국내총생산은 그 집단의 사람들이 다른 집단과 비교해서 얼마나 잘 사는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생산량의 증가와 천연자원의 고갈

우리는 한 사람이 얼마나 잘사는지를 생각할 때,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수준의 재화와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이 때 우리는 사람들이 새로이 얻게 되는 재화와 서비스뿐만 아니라 안락한 집에 사는지,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서 사는지 등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 모두를 고려한다. 우리가 국내총생산을 합산할 때 “머리손질”, “칫솔”뿐 아니라 집의 가치도 포함시키는데, 이때 집의 가치는 소유자가 살지 않고 세를 놓았을 때를 가정하여 받을 수 있는 임대료로 계산한다. 하지만 자연환경으로 부터 얻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것이 왜 문제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아름다운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살면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자연환경을 즐기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그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소유지에서 벌목을 하고 벌목한 나무들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판매된 나무들은 국내총생산 계산에 포함되지만 사라진 숲은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사람은 나무를 판매한 수입으로 다른 재화를 얻었지만, 가지고 있던 주변 숲은 사라졌다. 더 잘살게 되었을까?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벌목한 나무를 판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숲을 포기하는 것 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무를 팔아 생긴 소득이 보여주는 것 만큼 더 잘살게 된 것은 아니다.

한 나라 전체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면,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이 없어지는 것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은 평균생활수준을 평가하는 데 큰 차이를 낳는다. 인도네시아에서 상업용 벌목이나 산림 용도전환 등을 이유로 사라진 숲의 가치를 측정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1983년 한 해에 인도네시아에서 사라진 숲의 가치를 국내총생산에서 차감했더라면, 국내총생산이 8% 더 낮게 측정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같은 해에 원유회사들은 인도네시아에서 기존 석유 매장량 중 5억2천1백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 냈다. 7천1백만 배럴의 매장량이 새로 발견된 것을 감안하면, 기존 매장량은 4% 감소했다. 농경의 확대로 인한 토지의 부식 정도와 함께, 석유를 채굴하고 판매함으로써 매장량이 감소한 것까지 산출량 계산에 넣는다면, 1983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의 감소분은 22%에 달했을 것이다.

이 연구의 대상이 되었던 시기인 1971년에서 1984년 사이에 인도네시아 실질 국내총생산의 연평균 증가율을 통상적인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7.1%다(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수치). 석유 매장량의 감소와 숲이 사라지고 토양이 침식된 것까지 계산에 포함시키면 이 수치는 4%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의 국민들이 얼마나 잘살게 되었는지를 알려줄 수 있도록 총생산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기계의 마모분과 같이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사용한 것 뿐 아니라 천연자원의 고갈분도 함께 포함시켜야 한다.

확인문제 E1.1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다음은 1인당 국내총생산에 대한 설명이다.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1인당 국내총생산은 한 국가 내 사람들의 평균적인 경제적 복지수준을 측정한다.
  • 국내총생산을 계산할 때 천연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 경제성장률은 보통 음수(-)이다.
  • 평균 생활수준이 감소하는데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
  • 같은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을 보여주는 국가들일지라도 소득불평등 수준은 꽤 다를 수 있다
  • 1인당 국내총생산은 사회적 물리적 환경과 같은 복지의 질적인 측면을 측정하지 못한다.
  • 1인당 국내총생산은 여전히 양(+)의 수치를 보이겠지만 천연자원의 고갈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소득보다는 작다.
  • 예를 들면 만약 한 국가내 최고 부자들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그외 모든 국민들의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도 1인당 국내총생산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전체의 평균생활수준은 악화되었을 것이다. 가장 부자들에게 발생한 소득의 증가는 전체 국민들에게 발생한 소득의 감소에 비하면 덜 중요하다.
  • 1인당 국내총생산은 평균값이므로 소득분배 수준을 고려할 수 없다. 소득분배 수준이 크게 다른데 평균소득은 같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명이 혼자 모든 산출물을 향유하는 극단적인 경우와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양의 산출물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경우의 평균소득은 같다.

연습문제 E1.1 무엇을 측정해야 할까?

1968년 3월 18일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은 유명한 연설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의 “단순한 물자의 축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 사회에서의 생활수준을 측정할 때 공기 오염과 담배 광고 및 감옥 시설은 포함시키면서 왜 건강과 국가에 대한 헌신과 같은 것은 포함시키지 않는지를 물었다. 그는 생활수준을 측정하는 방식이 “간단히 말하자면,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링크에서 로버트 케네디의 연설문 전체를 읽거나 녹음된 연설을 들을 수 있다

  1. 전체 연설문에서, 그가 국내총생산을 측정할 때 포함된다고 말한 재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2. 국내총생산과 같은 측정치에 방금 말한 것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3. 전체 연설문에서, 그가 국내총생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열거한 재화들은 어떤 것인가?
  4. 국내총생산에 방금 말한 것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 Diane Coyle. 2014. GDP: A Brief but Affectionate History.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 Adam Smith. (1776) 2003.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New York, NY: Random House Publishing Group. 

  3. Adam Smith. 1759.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London: Printed for A. Millar, and A. Kincaid and J. Bell. 

  4. Jennifer Robison. 2011. ‘Happiness Is Love – and $75,000’. Gallup Business Journal. Updated 17 November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