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기 : 희소성, 웰빙, 그리고 노동시간
개인들은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하는가, 그리고 소득과 자유시간 사이의 상충관계를 어떻게 해소하는가
들어가기 전에
이 단원의 모형을 세우는 과정에서 2.2절(경제적 의사결정: 기회비용, 경제적 지대 그리고 인센티브)과 2.8절(경제모형: 적게 보면서 더 많은 것을 이해하는 방법)에서 소개한 경제학적 개념과 모형의 원칙을 사용할 것이다. 이 단원을 시작하기 전에 이러한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3.1 시간당 임금이 두 배로 오르면 노동시간은 줄어들까?
여러분이 뉴욕에서 시간당 $15에 주 40시간을 근무하여 한 주에 $600를 받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일주일은 168시간이므로 주 40시간을 일하고 나면, 여가나 수면 등 업무 외 활동을 위한 자유시간은 128시간 남는다.
운이 좋게도 지금보다 6배나 더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제 새로운 시간당 임금은 $90이며, 매주 몇 시간 일할지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고 해 보자.
지금까지처럼 주 40시간을 일할 것인가? 그렇게 하면 주당 수입은 이전보다 6배나 높은 $3,600이 된다. 아니면, 주당 $600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데 만족하는가? 그렇다면 이제 노동시간을 줄여 한 주에 6시간 40분만 일하면 되고(주말이 6일이나 된다!), 이전과 비교해 26%나 더 많은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다. 그도 아니면 높아진 시간당 임금으로 중간 정도 수준으로 수입과 자유시간 모두를 늘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임금이 6배나 오르고, 원하는 만큼 노동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가정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단원에서 살펴보았듯이 산업혁명 이후 기술진보는 급격한 임금 인상을 동반해 왔다. 실제로 미국 노동자들의 시간당 평균 실질임금은 20세기 동안 6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이 고용주에게 원하는 노동시간을 직접 요구하기는 어렵지만, 장기간에 걸쳐보면 노동시간은 분명히 변한다. 이러한 노동시간의 변화는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일하기를 얼마나 선호하는가를 반영한 결과다. 개인적 차원에서 노동시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선택지가 제약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느 정도는 노동시간이 길거나 짧은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정당도 노동시간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를 반영하여 최대 노동시간을 규제하는 법제화를 추진해왔고 그 결과 많은 나라에서 표준적인 노동시간의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그렇다면 경제 발전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소비를 가져다 주었는가, 아니면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가져다 주었는가? 아니면 둘 다인가? 답은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자유시간 둘 다이지만, 나라마다 둘 사이의 비율은 다르다. 20세기 동안 미국인의 경우 시간당 소득은 6배 이상 증가한 반면, 연 평균 노동시간은 1/3보다 조금 더 감소했을 뿐이다. 20세기 말 사람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연소득은 4배 증가했으나 자유시간은 20% 조금 안 되게 증가했을 뿐이다. 이러한 결과는 6배나 많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여러분의 선택과 비교해서 어떻게 다른가?
그림 3.1은 1870년 이후 세 국가의 소득과 노동시간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단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득은 미국 달러로 표시된 1인당 GDP이다. 1인당 GDP는 이윤이나 이자와 같은 다른 형태의 소득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평균임금과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는 국가 간 혹은 시대별 노동 소득을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평균소득은 대략 3배로 증가했고, 노동시간은 크게 감소했다.
20세기 후반 동안 1인당 소득은 4배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노동시간이 1960년 이후 거의 변동 없이 유지되었지만,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는 (이전보다 더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20세기 말 안정화되었다.
그림 3.1 연간 노동시간과 소득(1870~2018)
J. Bolt and J. L. van Zanden. 2020. Maddison Project Database, version 2020. ‘Maddison style estimates of the evolution of the world economy. A new 2020 update’.; M. Huberman and C. Minns. 2007. ‘The times they are not changin’: Days and hours of work in Old and New Worlds, 1870–2000’.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 44 (4): pp. 538–567.; OECD. 2021. Average annual hours actually worked per worker. OECD Productivity database.
많은 국가들이 비슷한 변화를 경험했지만, 결과는 서로 다르다. 그림 3.2는 2020년 국가 간 소득과 자유시간 차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자유시간은 한 해 전체 시간에서 연평균 노동시간을 차감해서 계산했다. 소득이 높은 국가들이 비교적 노동시간이 짧고 자유시간이 긴 편이지만, 이들 국가 간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과 프랑스의 소득 수준은 비슷하지만, 프랑스 노동자들의 자유시간이 훨씬 더 길다. 폴란드와 미국은 자유시간은 비슷하지만 소득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림 3.2 노동자 1인당 연간 자유시간과 소득(2020)
OECD. Average annual hours actually worked per worker.; OECD. Level of GDP per capita and productivity. Accessed January 2022.
대다수 국가에서 1870년 이후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고되게 일하면서 더 많은 소비를 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훨씬 더 많은 자유시간을 누리고 있다. 이런 차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노동시간을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모형으로 만들어 이 질문에 답해 보자. 이 단원에서 적용하는 선택모형은 다른 많은 경제 문제에도 응용할 수 있다.
확인문제 3.1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현재 여러분은 시간당 £20의 임금을 받고 주 40시간 일하고 있다. 자유시간은 일하지 않은 시간으로 정의되므로, 24시간×7일-40시간= 128시간이다. 이제 시간당 임금이 25% 인상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주당 소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 새로운 시간당 임금은 £20 × 1.25 = £25이다. 원래의 주간 소득은 £20 × 40시간 = £800이었다. 따라서 원래의 소득수준을 유지하려면 주간 노동시간은 £800/£25=32시간이면 된다. 주간 노동시간의 감소율을 계산하면, (32 − 40)/40 = −20%이다.
- 새로운 시간당 임금은 £20 × 1.25 = £25이다. 원래의 주간 소득은 £20 × 40시간 = £800이었다. 따라서 원래의 소득수준을 유지하려면 주간 노동시간은 £800/£25=32시간이면 된다.
- 새로운 시간당 임금은 £20 × 1.25 = £25이다. 원래의 주간 소득은 £20 × 40시간 = £800이었다. 따라서 원래의 소득수준을 유지하려면 주간 노동시간은 £800/£25=32시간이면 된다. 그러면 새로운 자유시간은 24시간×7일 - 32시간= 136시간이며, 자유시간의 증가율은 (136 − 128)/128 = 6.25%이다.
- 새로운 시간당 임금은 £20 × 1.25 = £25이다. 원래의 주간 소득은 £20 × 40시간 = £800이었다. 따라서 원래의 소득수준을 유지하려면 주간 노동시간은 £800/£25=32시간이면 된다. 그러면 새로운 자유시간은 24시간×7일 - 32시간= 136시간이며, 자유시간의 증가율은 (136 − 128)/128 = 6.25%이다.
확인문제 3.2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그림 3.1은 187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의 1인당 GDP와 연평균 노동시간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 진술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노동시간과 1인당 GDP의 음의 관계가 반드시 둘 사이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네덜란드의 연평균 자유시간이 미국보다 더 길지만, 적게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1인당 GDP가 더 낮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는 미국보다 연평균 자유시간이 더 많으면서 1인당 GDP도 더 높다. 네덜란드의 1인당 GDP가 낮은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며, 네덜란드 국민이 문화적 혹은 다른 이유로 인해 소득보다는 여가시간을 더 선호할 가능성은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 프랑스의 1인당 GDP는 $3,000보다 낮은 수준에서 $30,000 이상으로 (10배) 증가하였고, 연 노동시간은 3,000시간 이상이었다가 1,500시간 아래로 하락하였다.
- 미국의 1인당 GDP의 변화를 보면, 노동시간이 전혀 늘지 않았음에도 $25,000에서 $30,000으로 증가하였다. 그림만으로는 네덜란드의 낮은 노동시간 수준에서 이것이 가능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