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단원 빌리는 사람, 빌려주는 사람 그리고 부의 격차
9.3 차입: 미래 소비를 현재로 가져오는 방법
차입과 대부는 소비와 생산의 시점을 바꾸는 것이다. 한 개인의 부는 그 개인이 소비와 생산 시점을 옮길 수 있는 기회에 영향을 미친다. 샴바의 사채업자는 농부가 당장 비료를 사고 곡식이 다 자란 이후에 돈을 갚을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한다. 급여담보 대출자는 월말에 급여를 받지만 지금 당장 음식을 사야한다. 이때 대출을 통해 미래 구매력 중 일부를 현재로 옮겨 온다.
- 실행가능집합
- 의사결정자가 주어진 경제적, 물리적 또는 기타 제약조건 하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재화나 결과의 모든 조합. 이와 관련하여 실행가능경계를 참조하라
- 무차별곡선
- 개인에게 동일한 수준의 효용을 제공하는 모든 상품의 조합을 연결한 곡선.
- 선호
- 한 개인이 선택 혹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로부터 나오는 각각의 결과에 부여하는 상대적 가치에 대한 설명.
- 시점간 선택모형
- 미래의 구매력을 현재로 당겨오거나 현재의 구매력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차입, 대출 그리고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나타내 주는 모형.
- 기회비용
- 어떤 행동을 선택할 때 차선의 대안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잃게 되는 것. 예: ‘나는 여름 동안 일을 하는 것보다 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 일자리는 지루하고 급여도 적었다. 즉 휴가를 가는 것의 기회비용은 낮았다.
차입과 대부를 이해하기 위해 실행가능집합 과 무차별곡선을 활용할 것이다. 3단원에서 카림은 자유시간과 소비라는 상충되는 목표 사이에서 선택을 한다는 것을 봤다. 카림은 실행가능집합 중에서 선호에 따라 하나를 선택하는 결정을 내리는데, 그의 선호는 하나의 목표를 다른 목표에 비해 얼마나 더 가치있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는 무차별곡선으로 표현된다.
이 절에서는 실행가능집합과 무차별곡선을 이용한 분석을 현재 가진 것과 미래에 가질 것 사이의 선택에 적용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소비와 미래 소비라는 두 재화에 대해 제약하에서의 선택 모형을 적용하게 된다. 이를 시점간 선택모형이라고 한다. 이전 단원에서는 자유 시간을 포기해서 더 많은 재화나 곡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단원에서는 현재 소비할 수 있는 재화를 포기해서 미래에 더 많은 재화를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재화를 소비하는 것의 기회비용은 미래에 소비할 수 있는 재화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이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필요한데, 차입하려는 사람을 줄리아라고 부르자. 줄리아는 최소한의 생필품은 가족으로부터 얻을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줄리아는 당장 소비를 늘이고 싶어한다. 뉴욕시에 있는 급여담보 대출자나 파종기의 샴바 지역 농부 또는 이제 막 졸업해서 첫 직장을 잡기까지 일시적으로 돈이 필요한 이들이 줄리아로 대표될 수 있다. 여기서는 줄리아가 급여담보 대출자라고 하자.
초기부존은 개인이 소유해서 소비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예컨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저축예금, 회사의 소유권, 혹은 대학 학위 등)을 말한다.
줄리아는 다음 기(이를 “미래”라고 부르자)에 $100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줄리아의 상황은 그림 9.3에 표현되어 있다. 그림의 각 점은 줄리아가 가족이 제공하는 최소한의 생필품 이상으로 소비를 늘였을 때 모든 가능한 현재와 미래 소비 조합을 보여준다. 가로축에 현재 소비를 놓고, 세로축에 미래 소비를 놓자. 이때 줄리아의 처음 출발점을 초기부존이라고 한다.
이 단원에서는 이런 그림들이 지속적으로 사용되는데, 그때마다 그려진 직선이나 곡선의 “기울기”가 자주 언급될 것이다. 예전에 기하 수업에서도 배웠겠지만, 직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우하향하면 그 기울기는 음수이다. 경제학자들이 현재와 미래간의 상충관계로 “기울기”를 이야기할 때는 보통 이 기울기를 양수로 단순화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절대값을 취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기울기는 항상 양수로 표현된다. 차입자들이 직면하는 상충관계를 묘사할 때 이 방식이 편하다는 걸 이제 곧 알게 될 것이다.
줄리아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보여주는 그림으로부터 출발해 보자.
차입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분석
그림 9.3에서 줄리아는 “줄리아의 초기부존”이라고 적혀 있는 점에 있다. 현재 소비를 조금이라도 늘이려면 줄리아는 그림과 같이 대출을 받아야 한다.
- 이자율
- 이자율은 차입자가 대부금액에 대해 대부자에게 지불하는 가격이다. 이자율은 매기별 지불액을 대부총액에서의 퍼센트값으로 나타낸다. 차입자에게 이자율은 미래로부터 현재로 구매력을 가져오는 것에 따른 비용이다. 저축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현재 구매력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것으로부터 얻게 되는 이득이다. 이와 관련하여 명복이자율, 실질이자율을 참조하라.
이자율이 10%일 때, 줄리아가 $91을 빌리면 다음 기에 $100을 갚아야 한다. 줄리아가 갚아야 할 $100에는 원금(빌린 돈 액수, $91)과 주어진 이자율 r에 따른 이자($9)가 포함되어 있다.
- 실질이자율
- 인플레이션을 보정한 이자율 (즉, 명목 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값). 현재 소비를 포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미래의 재화량을 나타내는 지표. 이와 관련하여 명목이자율, 이자율을 참조하라.
- 명목이자율
- 인플레이션을 보정하지 않은 이자율. 시중은행(high-street bank)에서 제시하는 이자율이다. 이와 관련하여 실질이자율, 이자율을 참조하라.
r은 인플레이션 보정을 거친 실질이자율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명목이자율을 나타낼 때는 i를 사용한다. 지금 우리가 다루고 있는 시점간 선택모형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실질 이자율과 명목 이자율이 같다.
“미래”가 일년 후라면, 연간 이자율 r은:
\[\begin{align*} \text{이자율} &= \frac{\text{상환금}}{\text{원금}} – 1 \\ &= \frac{100}{91} -1 \\ &= 0.1 = 10\% \end{align*}\]이자율은 미래의 구매력을 현재로 가져오기 위해 지불하는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줄리아는 같은 이자율(10%)에서 현재 소비를 위해 $70을 빌리고 $77을 연말에 갚을 수도 있다. 즉,
\[\begin{align*} \text{상환금} &= 70 + 70r \\ &= 70(1 + r) \\ &= \$77 \end{align*}\]이렇게 하면 다음 해에 $23을 쓸 수 있다. 혹은 현재에 $30을 빌려서 쓰고 다음 해에 빚을 갚고 남은 $67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 실행가능경계
- 한 재화의 양이 주어졌을 때, 다른 재화의 최대 실현가능한 양을 정의하는 점들로 이루어진 곡선 또는 선. 이와 관련하여 실행가능집합을 참조하라.
($91, $0), ($70, $23), ($30, $67)과 같이 현재와 미래에 가능한 모든 소비 조합들을 모으면 그림 9.3의 실행가능경계가 된다. 이는 이자율이 10%일 때 실행가능한집합의 경계선이다.
줄리아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건, 다음 기에만 소득이 생길 때 현재 소비를 0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건 아님을 의미한다. 원한다면, 줄리아는 돈을 빌려서 실행가능경계상의 어떤 조합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소비를 늘일수록 미래 소비는 준다. 이자율이 r = 10%일 때, 현재 소비를 1달러 늘이는데 따른 기회비용은 미래에 1.10 = 1 + r달러만큼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 한계변환율(MRT)
- 다른 재화 한 단위를 추가로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재화의 양. 어느 점에서든, 이는 실현가능경계의 기울기의 절댓값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계대체율을 참조하라.
(1 + 이자율), 즉 (1 + r)을 미래 재화와 현재 재화간의 한계변환율(MRT)이라고 한다. 현재 소비를 한단위 늘이기 위해서는 미래에 1 + r 단위의 재화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3단원과 5단원에서 살펴 본 재화와 자유시간 사이의 혹은 곡물과 자유시간 사이의 MRT와 동일한 개념이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구매력을 현재로 가져오는 데 대한 가격이 오른다
이자율이 10%가 아니라 샴바의 농부들이 지불하는 평균 이자율인 78%라고 가정해 보자. 이자율이 이렇게 높으면 줄리아가 $100을 갚는다는 조건으로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6로 줄어든다. 이때는 $56를 대출받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44라 줄리아는 미래 소득 $100 모두를 채무를 상환하는 데 써야 한다. 이자율이 78%되면 10%때와 비교했을 때 실행가능경계가 초기부존을 중심으로 안쪽으로 회전한다. 즉 실행가능집합이 줄어든다. 구매력을 현재로 가져오는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현재에 소비할 수 있는 총량이 감소한 것이다. 두 실행가능경계간의 차이는 그림 9.3에 표현되어 있다.
연습문제 9.1 줄리아의 실행가능경계
줄리아의 초기부존과 이자율이 주어졌을 때, 현재와 미래의 모든 소비 조합들을 찾아 줄리아의 실행가능경계를 그려 보라.
-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서, 아래의 표를 완성하라. 답을 가장 가까운 달러값으로 올림하라.
- 완성된 표를 이용해서 그림 9.3과 유사하게 실행가능경계, 소비량 및 상환금액을 보여주는 그림을 그려 보라.
실행가능경계 상의 점 | 현재 소비 | 미래 소비 | 상환금 | |
---|---|---|---|---|
계산 | = 빌린 액수 | = 미래 소득 - 상환금 | = 미래 소득 - 미래 소비 | |
초기부존점 | ||||
(0, 100) | ||||
이자율= 15% | ||||
(87, 0) | ||||
(72, 17) | ||||
(20, 77) | ||||
이자율= 110% | ||||
(48, 0) | ||||
(36, 24) | ||||
(20, 58) |
확인문제 9.4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안나는 2주 후에 다음 급여를 받을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버티려면 최소 $375가 필요하다. 안나는 동네에 있는 두 개의 급여담보대출 업체를 알고 있고 그중 한 곳에서 대출을 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마이 페이데이(My Payday)는 2주 동안 $375를 빌려주는 대가로 $50를 청구할 것이고, 퀵 캐쉬(Quick Cash)는 3주 동안 $400를 빌려주는 대가로 $80를 청구한다. 안나의 신용카드 이자율은 현재 22%다. 안나는 급여담보대출의 연이율을 신용카드 이자율과 비교하고 싶어한다. 급여담보대출 업체들은 자신들의 연이율을 명확하게 광고하지 않고 있지만, 안나는 정부 웹사이트에서 계산 방법에 대한 안내서를 찾았다. 안나는 우선 자신이 받게 될 대출금액(융자금액), 대출비용(금융 수수료), 그리고 대출기간(‘기한’, 일 단위)을 적어 내려갔다. 그런 다음 아래의 과정을 따랐다.
1단계: 금융수수료를 빌린 금액으로 나눈다. 2단계: 위의 답을 일년의 일수(365)로 나눈다. 3단계: 위의 답을 대출기간(일수)로 나눈다. 4단계: 100을 곱하고 %기호를 붙인다.
이 정보에 기초해서 아래 설명을 읽고 옳은 것을 모두 골라라.
- 마이 페이데이는 348%의 연이율을 부과한다. ($50/$375) × (365/14) × 100 = 348%.
- 마이 페이데이와 퀵 캐쉬 모두 같은 연이율을 부과한다. 마이 페이데이는 ($50/$375) × (365/14) × 100 = 348% 그리고 퀵 캐쉬도 ($80/$400) × (365/21) × 100 = 348%.
- 그렇다. 두 선택지의 연이율을 비교하면 어떤 옵션이 더 비싼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안나가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연이율이 높은 옵션이 더 비싸기 때문에, 안나는 다른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 2주 동안 28%의 이자를 지불하면 금융 수수료는 $4.03 (= 28% × $375 × 14/365)가 된다. 또한 현금서비스 수수료로 $18.75 (= 5% × $375)와 ATM 수수료 $2.50를 지불해야 하므로,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총 $25.28가 든다. My Payday의 금융 수수료 $50와 비교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